꺾인 베고니아 잎,
커팅하고 남은 줄기 마디,
잎 정리하고 나온 우수리 벌레잡이제비꽃 잎
등등을 모아서 뜨뜻한 바닥에 수태를 깔고 덮어 두었더니
열심히 새순을 내어주고 있다.
이사를 목전에 두고 있어서
이 이상 잎꽂이 통을 키울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만족 중.
처음 두 개의 잎은 무늬 없이 내어 주었지만
세 번째 잎을 내기 전쯤에
광조사를 엄청나게 해 줬더니
무늬가 놀랍게도 살아나는 데 성공.
그래도 조금 더 무늬를
강하게 하고 싶어서
다시 광조사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당근 잎을 키워먹기 위해서
물꽂이를 하던 당근 꼭지를
아예 흙에 심어 둔 것이다.
사실 어제 심었는데
이 녀석이 앞으로도 잎을
잘 뽑아 주면서 살 수 있을지
반신반의의 심정이다.
매번 작고 비실비실한 잎만 내 주던
조인폴리아 출신 글로리오섬도
이제 좀 잎다운 잎을 내 주고 있다.
이것은 최근에 식물을 줄이기 위해
당근에 내다 팔던 와중에
베고니아를 대량으로 사 가신 분이
알로카시아 자구를 나눔해 주신 것이다.
두 개를 주셨는데 하나는 썩어서 죽고
나머지 하나는 뿌리를 내 주고 있다.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지만
관찰하는 재미는 있다.
양재동에서 사온
에리시나 푸실라(Erycina pusilla) 목부작이다.
물을 말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한 두어 달을 키웠더니
드디어 첫 꽃대를 물어 주었다.
온시디움 같은 꽃을 피운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것은 두 번째로 들여놓은
몬스테라 알보이다.
우리 집 애들은 도대체가 중간이 없어서
하나는 거의 민무늬고
하나는 흰무늬 지분이 너무 많다.
무늬를 퇴보시키려면 어디다 놓아야 할지
이리저리 테트리스를 해 보다가
아 어차피 이사갈 거니까 그 때 생각하자 싶어서
손을 놓아 버렸다.
솜깍지벌레 방제를 위해서
한 번 윗둥을 완전히 잘라낸 바람에
한동안 흙에서 솟아난 작대기 모양새였던
벨루티나 바나나(Musa velutina)는
이제 다시 두 번째 잎을 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봄에는 빛을 좀 더 보여 줘서
자구를 생산하고 열매도 맺게 하는 것이 목표다.
온실은 오늘도 평화롭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몇몇 베고니아들과
염가에 줍줍해 온 안스리움 유묘들 등이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말하자면 요양장인 셈인데
들어가서 잘 사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애들도 있는 것 같아서
새 집에서 온실 청소를 한 번 해 주든지 해야겠다.
그린하트클럽에서 들여온
베고니아 푸토엔시스(Begonia phuthoensis)는
실습에 잘 적응해서 잎을 잘 내 주면서 크고 있다.
새로 내는 잎자루가 다 짧은 탓에
뒤쪽에 있는 신엽이 오히려 쪼글쪼글하다는
사소한(?) 문제가 있기는 한데
빛이 너무 가까이 위에서 내리쬐어서 그런가 싶어
빛이 좀 멀리서 쬐는 곳으로 바꿔 주었다.
이것은 호야 리네아리스이다.
삽수를 화원에서 사 와서
뿌리를 조금 더 받아서 심었는데
처음에는 행잉 화분의
물구멍에서 촉이 나오길래
이게 뭐야! 싶어서
부리나케 다시 분갈이해서
방향을 바로잡아 주었다.
새 촉들은 이렇게 나름대로 힘있게
위쪽으로 뻗어나와 주고 있다.
세력을 더 키워서
치렁치렁하게 늘어지도록 키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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