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피소드1 길찾기꾼의 관상 남들보다 배는 더 어떤 일을 겪는 사람이 꼭 있다. 내 얘기다. 지나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꼭 날 붙잡고 길을 묻는다. 생긴 게 좋게 말해서 무던하게, 나쁘게 말해서 만만하게 생겼기 때문인가 싶다. 저 사람에게 물어보면 적어도 내치고 쌩 제 갈 길이나 가 버리지는 않겠구나 싶을 테지. 거울 속에서 내 얼굴을 들여다보는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스스로도 그런 생각이 들어 버리는 것이다. 간단하게는 지하철 승강장에 서 있을 적에 무슨무슨 역으로 가려면 이 승강장이 맞느냐는 질문부터, 운동삼아 동네 산책을 나섰는데 헙수룩한 차림새의 웬 아저씨가 동대문까지 걸어가려면 이 길이 맞느냐는 물음까지도 받아 보았다.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나와 아저씨가 있던 곳에서 동대문까지는 편도만 14킬로가 넘어가는 거리.. 2021. 3.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