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사 년 전에
회사 업무기기로 사양을 가득 땡긴
맥 미니를 신청해서 써 오고 있었는데
맥 특유의
'오래 될수록 저장공간이 이상하게 차오르는'
단점에 더해서
점점 컴퓨터가 불안정해져
이제 새 컴퓨터를 신청할 때가 됐다 싶어
신청 시기만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맥 스튜디오 신청 공지가 떠서
옳다구나! 하고 신청에 성공.
6월경에 신청해 둔 것이
반도체 수급 이슈 때문에
9월 초에야 출고되어 집으로 도착.
재택근무이기 때문에 집으로 받아보았다.
맥 미니보다 크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막상 받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
웬만한 6인용 밥솥 정도의 사이즈.
천으로 된 손잡이가 달려 있는데 왜인지는 모르겠다.
덜렁덜렁 들고 갈 수 있게 달아 놨나 싶고.
박스를 열어 보면
문간에 설명서가 담겨 있고
그 안쪽으로 컴퓨터가 담겨 있는 형태이다.
기본적인 설명서가 들어 있고
아니나다를까 사과 스티커도 하나 들어 있다.
회사에서 애플 관련 기기를 신청할 때마다
생긴 사과 스티커만 모아도
한 다스는 될 것 같다.
붙일 데가 없어서 그게 문제.
완충벽을 화살표대로 양 옆으로 열면
컴퓨터를 쉽게 밖으로 꺼낼 수 있다.
컴퓨터를 들어내면
이렇게 안쪽에 전원 코드가 말려 있다.
맥 미니에 비해 확실히 높이가 많이 높고,
쿨링팬 스페이스가 명확하게 보인다.
전원버튼이 왼쪽 구석에서 오른쪽 구석으로,
전원 단자가 왼쪽 구석에서 한가운데로 옮겨졌다.
나머지 후면 단자의 개수는 맥 미니와 똑같다.
전원을 연결해서 사용해 보면
컴퓨터가 은은한 바람을 내뿜는 것이 느껴진다.
전면 디자인도 전반적으로
맥 미니의 통짜스러운 깔끔한 느낌을
이어받았다는 느낌이다.
전면 USB-C(썬더볼트) 단자와 SDMC 단자가
더 생긴 것만 제외하면.
그래도 뒷면에만 단자 몰빵이었던 맥 미니보단
앞면에도 단자가 더 생긴 것이 마음에 든다.
안 쓰고 있지만...
이건 맥 미니 박스와 맥 스튜디오 박스 간의 비교...
가로 길이는 똑같은데
높이 차이가 엄청나다.
박스 높이로 치면 한 대여섯 배 정도 느낌.
기존에 쓰던 맥 미니를 위에다 얹고 비교해 봤다.
높이가 많이 높아서(맥 미니 대비 3-3.5배 정도)
본래 모니터 받침 밑에
맥 미니를 두고 쓰던 것을 포기했다.
책상 오른쪽 아래에 선반을 따로 놓고
그 위에 맥 스튜디오를 얹은 뒤 선 세팅을 했다.
뒷면 단자 개수는 맥 미니와 맥 스튜디오가
완전히 동일하지만
썬더볼트 단자와 USB 단자를
세로로 세워서 배치한 덕에
보다 공간활용이 잘 됐다는 느낌이다.
이번에 신청해서 받은 맥 스튜디오 사양은
M1 Max 프로세서 / 램 64G / 1TB SSD.
기존에 쓰던 2018년형 mac mini에 비해
2배의 메모리에 4배의 저장공간으로 받았다.
당연히 성능 자체가 훨씬 나아졌다.
[빌드타임의 감소]
같은 사이즈의 빌드를 돌려 놓으면
(ipa 파일 사이즈 200-300MB)
맥 미니가 가장 쌩쌩했던 시절에 비해서도
약 절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보다 편안하게 디버깅이 가능하다.
[소음과 발열의 감소]
동일한 시간 동안 동일한 강도로 작업한다고 할 때
맥 미니에 비해 압도적으로 소음과 발열이 적다.
맥 미니의 경우 겨울에는 사실상 난방 기구였고
여름에는 날씨가 덥지 않은 날에도
에어컨을 켤 수밖에 없게 만들 정도로
발열이 매우 심했고,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며 작업하는데도
팬 소리가 이어폰 속으로 파고들 정도였는데
맥 스튜디오는 전혀 그런 것이 없다.
바로 다리 옆에다 두고 일하고 있는데
그냥 산들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만 든다.
소형화와 고성능을 동시에 잡으려다가
이도저도 안된 2018년형 맥 미니에 비해
전문가용 PC로서의 면모를
잘 살려냈다는 느낌이다.
[휴대성의 감소]
맥 미니의 장점 아닌 장점이라고 한다면
만에 하나 출근할 일이 생긴다 해도
굳이 회의용 노트북으로 전환할 필요 없이
본체와 키보드, 마우스를 그냥 가방에 넣고
출근해 버리면 그대로 쓸 수가 있었는데,
맥 스튜디오로 넘어오면서
그건 옛날 일이 되어 버린 듯하다.
사실 데스크톱에 휴대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기는 한데,
가끔씩 회사에 나갈 일이 있는
재택근무자로서는 의외의 장점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살짝 아쉽다.
다만 결정적인 정도는 아니다.
2주 간 사용해 본 결과
아직까지는 잘 만든 전문가용 PC라는
느낌이 명확하게 든다.
상당히 만족스러웁게 사용하는 중.
디자이너나 영상편집가, 개발자 직군이라면
한번쯤 고려해 볼 만한 기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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