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196 (의도치 않았던 사회공헌) 타일벽화 그림 그리기 지난번 도토리 사건(2021.02.21 - [잡담] - 집씨통 참여하기: 도토리나무 재배일지 01)도 그랬지만, 아내가 이번에도 뭔가 자기 회사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내게 해 보겠느냐고 물어봤다. 내용이 뭔고 하고 물어봤더니, 뭔가 미술 같은 프로젝트인 모양이다. 여러 개의 퍼즐로 구성된 타일 벽화를 그려서 지역 아동복지시설에 기증하는 프로젝트로, 신청한 사람에게 무작위로 번호가 배정된 빈 타일을 주고 그것에 정해진 색으로 색칠을 해서 다시 제출하면 된다고 한다. 이것을 구워서 완성된 형태로 아동복지시설에 전달된다고. 좋은 취지인 것 같기도 하고, 손을 놀리는 것을 좋아하기도 해서 일단 해 보자고 했다. 그러고 나서 며칠 뒤에 아내가 봉투에 담긴 무언가를 들고 돌아왔다. 언젠가의 기시감이 느껴지는 듯도 .. 2021. 4. 10. [방문/포장기] 서울시 은평구 '솔밭식당' 유튜브 중독자에 가까운 나와 달리 아내는 유튜브라는 매체 자체가 취향에 맞지 않다고 종종 나에게 호소하곤 했다. 그런 아내가 유독 열심히 챙겨보는 유튜브 채널이 바로 먹방 유튜버 쯔양 님의 채널이다. 먹방도 유튜브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쯔양의 유튜브 영상은 열심히 보는 것이 여간 신기하지가 않은데, 너무 깔끔하고 맛있게 잘 먹다 보니 점점 빠져들게 되는 모양이다. 나조차도 옆에서 보다 보면 멍하니 빨려들어 같이 보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 덕분인지는 몰라도 아내가 쯔양의 유튜브 영상 속에서 등장하는 맛집들을 종종 이야기해 주며 나중에 한 번 같이 가 보자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 중 우리 부부가 가장 흥미를 가지고 도전해 보고 싶었던 가게가 이곳, 은평구에 위치한 '솔밭식당'이었다. .. 2021. 4. 3. [방문기] 경기도 의왕시 '베라 커피 아울렛' 개인적인 용무 때문에 경기도 남부 쪽을 가야 할 일이 있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전부터 가고 싶었던 커피용품 전문점에 가 보기로 했다. 거의 단골 수준이 된 어라운지,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이곳은커피용품마켓 이후로 세 번째 방문하는 커피용품 전문점인데,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누가 봐도 처음 커피 덕질에 입문하는 사람이 신나서 여기저기 쏘다니고 열심히 글 써서 올리는 느낌이라 우습다. 아 뭐 어때 내가 즐거우면 그걸로 장땡 아닌가! 베라 커피 아울렛은 '인덕원IT밸리'라는 건물에 자리잡고 있는데, 사실 굳이 따지자면 소재지는 경기도 의왕시이고 인덕원에서는 약 1.5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안양/의왕/군포는 경계를 따지는 게 사실상 무의미할 만큼 시가지가 연담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무조건 '인.. 2021. 4. 3. 대만유람기 2019 (11) : [4일차]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단수이 벌써 넷째 날이라니 믿겨지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는 거짓말처럼 맑았고, 아니나 다를까 더웠다. 그러나 이렇게 더울 때일수록 즐기는 온천이 그야말로 각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오늘은 온천에 가기로 한 날이다. 타이베이 수도권에서 오롯이 보낼 수 있는 마지막 하루의 시작은 단수이신이선 지하철을 타고 종점까지 가야 만날 수 있는 이국적이면서도 고즈넉한 동네 단수이淡水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주걸륜의 피아노 실력과 계륜미의 청순미가 폭발했던 대만의 유명한 청춘 영화 의 촬영지로 익히 알려져 있으며, 역사적으로는 스페인과 네덜란드, 영국과 정씨 왕국 등 다양한 세력들이 저마다 개척항구로 활용했던 파란만장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에 걸맞게 이 지역에는 지금도 서양식 건물과 중화식 건물, 그리고 일본식 .. 2021. 3. 28. 하야시야 히코로쿠 이야기 라쿠고 이야기를 기묘하게도 꾸준히 적게 된다. 한국에는 워낙 팬이 적다 보니,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도 이야기할 만한 상대가 없어 별 수 없이 이렇게 글로나마 적어 두며 적적한 마음을 푸는 것이다.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에 이미 노령으로 세상을 떠난 라쿠고가가 있다. 그러나 그의 별세 이후에 태어났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젊은 라쿠고 팬들은 아마 그의 말투나 행동거지에 대해 마치 직접 본 듯이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그 답은 스승이 돌아가실 무렵의 나이에 거의 가까운 연령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맹렬히 활동하고 있는 그의 제자가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살아 있는 제자로 인해 돌아가신 스승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셈이다. 라쿠고가의 이름은 시간에 따라 종종 변하곤 한다지만, 그의 이.. 2021. 3. 27. 길찾기꾼의 관상 남들보다 배는 더 어떤 일을 겪는 사람이 꼭 있다. 내 얘기다. 지나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꼭 날 붙잡고 길을 묻는다. 생긴 게 좋게 말해서 무던하게, 나쁘게 말해서 만만하게 생겼기 때문인가 싶다. 저 사람에게 물어보면 적어도 내치고 쌩 제 갈 길이나 가 버리지는 않겠구나 싶을 테지. 거울 속에서 내 얼굴을 들여다보는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스스로도 그런 생각이 들어 버리는 것이다. 간단하게는 지하철 승강장에 서 있을 적에 무슨무슨 역으로 가려면 이 승강장이 맞느냐는 질문부터, 운동삼아 동네 산책을 나섰는데 헙수룩한 차림새의 웬 아저씨가 동대문까지 걸어가려면 이 길이 맞느냐는 물음까지도 받아 보았다.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나와 아저씨가 있던 곳에서 동대문까지는 편도만 14킬로가 넘어가는 거리.. 2021. 3. 21. 내가 나라奈良를 사랑하게 된 까닭 * 이 글은 2017년 어느 날 다른 플랫폼에 적어 올렸던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나라는 생각보다 퍽 작은 동네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오사카 내지는 교토 여행을 오면서, 중간에 사슴에게 삥을 뜯기러(?) 혹은 유명하다는 도다이지 대불전을 보러 잠깐 들렀다 가는 동네다. 간무 천황의 헤이안 천도 전까지 꽤 오랫동안 일본의 수도로 화려한 모습을 자랑했을 도시는, 지금은 현청부터 주요 관광지까지 모두 그리 길지 않은 중심가에 몰려 있는 지방 중소도시로 명맥을 근근이 이어가고 있다. 정규직 전환이 결정되고, 정식 입사일까지 시간이 남아 간사이권으로 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다. 한창 벚꽃 필 시즌이었던지라, 교토에서는 도저히 숙소를 잡을 수가 없었다(사실 교토는 언제든지 숙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동네다). .. 2021. 3. 21. 도쿄 덕질투어: 밀리시타 2주년 즐기기_ 2019년 7월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감사하고 즐거운 일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 중에도 특히 감사한 것들 중 하나는 아내와 내가 둘 다 오타쿠라는 사실이다. 둘 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공통의 화제나 관심사도 많았고, 때로는 같은 게임을 동시에 즐기거나 같은 작품을 함께 보면서 감상을 이야기하며 불타오르는 경우도 많다.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지금 둘이 같이 즐기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 '아이돌 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줄여서 '밀리시타')'이다. '밀리시타'는 52명의 아이돌을 리듬게임 등을 통해 육성하는 모바일 게임으로, 본래 카드수집형 모바일 게임인 '아이돌 마스터 밀리언 라이브!'로 처음 런칭된 IP를 리듬게임의 형태로 바꾸어 운영되고 있다. 2020년으로 15주.. 2021. 3. 14. 자카르타 돌아다니기, 2018년 10월 생각난 김에 이제까지 다녔던 도시 중 가장 흥미로웠던 곳인 자카르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 봤을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수도이다. 인도네시아는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지구상 최대의 섬나라인데,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와 섬은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섬이기도 하다. 이렇게 커다란 섬나라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관광으로 자카르타를 찾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인도네시아에 관광을 간다고 하면 보통 나라 이름보다 더 많이 알려진 발리 섬을 찾거나, 배낭여행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 신선한 여행지를 찾아 들어오곤 한다는 욕야카르타 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지, 출장이 아닌 다음에야 오로지 여행 목적으로 자카르타를 찾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실제로 내가 출장으로 자카.. 2021. 3. 14. 당근마켓에서 만난 귀인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은 만남을 겪는 일이 있다. 야근 후 피로에 전 상태로 올라탄 4호선 전차에서 고등학교 시절 제법 친하게 지냈지만 소식이 끊겼던 동창생을 만난다든지, 별 생각 없이 둘러보던 회사 재직자 명단에서 같은 학부를 졸업한 친구를 발견한다든지, 길거리를 걷는데 누가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중학교 시절 늘 붙어다녔던 단짝이었다든지 하는 일이 그러하다. 한편으로는, 길을 가다가 커피가 땡겨 들어간 가게가 알고 보니 그 동네에서 제법 유명한 카페였다든가,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해 드린 할아버지가 흘러간 은막의 스타였다거나 하는 일도 있다. 인터넷이 손 안으로 들어와 누구나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거리를 걷는 요즈음에는 제대로 자기 걷는 앞을 보며 걸어가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어진 느낌도.. 2021. 3. 8. 대만유람기 2019 (10) : [3일차] 압도적인 국립고궁박물원과 의문의 밤산책, 그리고 훌륭했던 발 마사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대만유람기를 적기 시작한 이후로 벌써 열 번째 글이다. 글은 열 개나 쌓였는데 아직도 사흘차이고, 심지어 아직 타이베이 근교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다. 앞으로도 두어 개의 글을 더 쓸 때까지는 타이베이 근교에서 계속 체류할 예정이다. 그래도 글을 쓰면서 새록새록 여행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만큼은 반가운 일이다. 여권에 출입국 도장을 찍어 본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도대체 이놈의 역병은 언제쯤 가라앉는단 말인가. 하루빨리 모든 것이 예전으로 돌아가 이번에는 대만 동부 유람을 가 볼 수 있게 된다면 소원이 없겠다. 국립고궁박물원国立故宮博物院, 찬란한 중화문화의 진수 드디어 벼르고 별렀던 그곳, 국립고궁박물원으로 향한다. 우육탕면도 배부르게 먹었겠다, 발걸음도 가볍게 둥먼東門 역에서 다시 .. 2021. 3. 7. 요세예능용어사전寄席芸能ようごじ 일러두기 1. 이 글은 일본의 전통 대중예능 중 전용 공연장인 요세寄席에서 정기적으로 공연되고 있는 예능과 관련되어 사용되는 각종 어휘들을 간단하게 요약하여 정리하기 위한 것임. 2. 이 글은 비정기적으로 그 내용이 갱신되며, 갱신 내역은 같이 정리될 예정임. 3. 이 글의 어휘들은 일본어의 50음도순으로 정렬되어 있으며, 한글 표기를 먼저 제시한 뒤 일문 표기를 이어 제시하되 일문 표기의 경우 한자식 표기를 먼저 제시한 이후 가나 표기를 이어 제시할 것임. 4. 문의사항이나 수정사항의 경우 댓글에서 접수하는 것으로 함. 5. 단어를 보다 쉽게 찾아보기 위해서는 Ctrl(Command) + F (PC), 혹은 '페이지에서 찾기'(모바일) 기능을 활용할 것. 아/あ 이케부쿠로 연예장[池袋演芸場|いけぶくろえ.. 2021. 3. 7. 이전 1 ··· 12 13 14 15 16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