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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포장기] 서울 서대문구 '양갱상점 금옥당' 서대문구 서부 찬양론자가 죽지도 않고 또 돌아왔다. 오늘 소개할 곳은 예전에 한번 글을 올린 적이 있던 샤퀴테리아 '써스데이 스터핑'에서 걸어서 4분 거리에 있는 양갱 전문점, '금옥당'이다. 외국 식자재를 사러 갈 때나 써스데이 스터핑의 가공육이 그리워질 때면 늘 찾는 곳이 연희동이다. '카페거리'라는 이명이 붙어 있을 만큼 커피집이나 찻집이 많은 동네인데, 그 중에도 금옥당은 이채를 발한다. 야트막한 단독주택과 밝은 색조의 카페들이 늘어서 있는 가운데 유독 혼자 외장이 적벽돌이기 때문이다. 깨진 곳 하나 없이 무척 가지런하게 쌓아올려진 것을 보자면 최근에 올린 인테리어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정갈한 문 안으로 들어가면 손님들이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구식 스타일의 의자가 눈에 들어오고, 왼쪽으로 돌면 .. 2021. 8. 22.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모카포트로 커피 추출하기 feat. 안캅 모카포트 홈카페 관련 글을 계속 올리고 있는 마당이니, 하는 김에 정리 삼아서 이런 '커피 내리는 방법' 글들도 조금씩 적어 두려고 한다. 기본적인 정보라 할지라도,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들께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모카포트로 커피 추출하는 방법 (feat. 안캅 모카포트) 0. 모카포트 준비하기 이것은 안캅 사에서 나온 '카리나' 모카포트이다. 일전에 카페뮤제오 아울렛 고별전에 가서 매우 싼값에 업어온 친구이다. 아래 유닛인 보일러, 바스켓, 필터는 모두 스테인리스제이고, 커피가 담기는 상부 컨테이너 부분은 도자기이다. 재질의 특성상 일반적인 알루미늄 모카포트처럼 진한 커피가 나오지는 않지만, 대신 비교적 부드러운 커피를 추출해 준다. 설거지와 관리도 상당히 편하므로 돈이 많은 분들이라면 한 대쯤.. 2021. 8. 16.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3.0+1.0)을 봤다 (이 글은 최대한 스포일러를 배제하면서, 오로지 필자의 감상으로만 작성된 글입니다.) 말 그대로이다.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3.0+1.0)을 봤다. 마침내 공개된 부제는 Thrice upon a time. 마지막 신극장판인 에반게리온:Q로부터 9년이 지나 나온 작품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Q의 혼란 속에서 자그마치 9년을 보냈다. 관객뿐만 아니라 안노 히데아키 감독도 스스로 다소 혼란스러웠을 9년이었으리라. 올초 일본에서 마침내 개봉했을 당시, 득달같이 영화를 보고 온 일본인들이 하나같이 득도한 듯한 반응을 보이던 것이 오히려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기억이 있다. 도대체, 무엇을 보고 왔기에 이런 반응들밖에 하지 않는 것일까? 언제나 그렇듯, 답은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다. 오로지 한국에 개봉되.. 2021. 8. 15.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우당탕탕 초보 홈가드너의 우리 집 풀때기 소개하기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우리 집에는 항상 식물이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첫 집인 안산의 어느 주공아파트에 살던 시절부터, 베란다에는 늘상 화분이 놓여 있었고 물 주기는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아야 한다"는 지론을 가진 어머니에 의해 내게 맡겨진 첫 번째 집안일이었다. 그 시절부터 키워 온 군자란과 단풍나무 분재는 아직도 본가에서 잘 살고 있다. 독립하게 되면 내 스스로 식물을 키워 보고 싶다, 그렇게 처음부터 확실하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결혼하고 나서 정신을 차려 보니, 화분이 한두 개씩 생겨나고 있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겠다. 빛 드는 곳이 제한되어 있고 공간도 좁았던 첫 신혼집에서야 언감생심, 손바닥만한 작은 선인장 화분 하나밖에 키우지 못했지만, 볕이 어느 정도 들고 우.. 2021. 8. 9.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공짜로 얻은 Moica 콜드브루 메이커로 점적식 콜드브루를 내려보았다 나름대로 홈카페를 꾸리고서 이것저것 해 봤다고 생각했지만, 콜드브루만큼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시도해 볼까 마음먹었을 때쯤 해서, 침출식 콜드브루를 만들고자 사 뒀던 딱 하나뿐인 유리제 프렌치 프레스를 깨먹었다. 그 이후로는 완전히 의욕을 잃은 채로, 거진 일 년이 지나갔다. 그러다가 며칠 전,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콜드브루 메이커가 손에 들어왔다. 집 근처에 '알맹상점'이라는 가게가 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가게인데, 이 가게의 입구에 들어서면 방문객들이 각자의 집에서 필요 없는 물건들을 가져다 두는 공간이 있다. 누구나 여기에 자기가 쓰지 않는 물건을 갖다 놓고, 누구나 그 중 필요한 것이 있으면 자유로이 가져올 수 있다. 1-2주에 한 번씩은 이곳을 찾는데, 놀.. 2021. 8. 8.
[방문/포장기] 파이대첩 E01 '고기파이 편' : 서울시 마포구 '웅파이' vs 서울시 마포구 '파이리퍼블릭' 북서부 서울, 그것도 마포구 근방에 산다는 것은 여기저기 숨겨져 있는 흔치 않은 식당들과 마주칠 일이 많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파이 전문점이 그렇다. 파이는 서양의 가정식이라는 느낌이 무척 강한데,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파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오히려 기대하기 쉽지가 않다. 서양에서 온 외국인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한국에서는 정말 제대로 된 서양 음식을 찾기가 어렵다"는 푸념인데, 이태리 음식과 미국 음식이 넘쳐나는 (것처럼 보이는) 환경임에도 결국 가장 '서양스러운' 음식인 서양 가정식은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미식가를 나름대로 지향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걸어서 얼마 되지 않는 거리에 합정동과 홍대, 연희동과 연남동이 모두 있는 우리 동네야말.. 2021. 7. 31.
코로나19 잔여백신 맞으러 다녀옴 1. 발단 언젠가는 잔여백신 등록을 해서 맞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어제인 7월 30일, 회사의 업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사실상 오전 지나고 조금만 더 일하면 퇴근인 상황. 혹여라도 이날 잔여백신 낚아채기에 성공한다면, 어차피 시간도 넉넉하게 남은 상황이고 하니 백신 맞고 다른 걱정 없이 느긋하게 오후와 주말을 보내면 된다는 완벽한 계획이 이미 머릿속에 들어차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무심결에 카카오톡 앱을 켰더니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날아오는 잔여백신 알림! 득달같이 낚아챈 덕에 잔여백신 예약에 성공했다. 와, 이게 이렇게 딱딱 맞아떨어지네. 예약되어 있는 시간이 카카오톡과 질병관리청 간에 각각 다르게 잡혀 있어서, 정확히 언제쯤까지 가면 될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전화를 할 필요가 있.. 2021. 7. 31.
[이것저것 다 하는 신혼여행] 1. 결혼식이 끝나고, 다음 날 밤 비행기로 피지 난디 공항까지 * 이 여행기는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에 있었던 일을 다룹니다. 출발 전, 짧은 휴식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토요일 오전에 있었던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니 우리는 완전히 기력이 빠져 있었다. 과연 신혼여행의 첫 여행지를 휴양지로 잡아 놓기 잘 했다는 생각이 뼈저리도록 들었다. 화장과 머리 무스를 지우느라 세수와 샴푸를 몇 번이고 한 끝에 우리는 녹초가 되어 이불 위에 널브러졌다. 한 시간 남짓을 그러고 누워 있었더니 슬슬 배가 고파져서 피자 한 판을 시켜 먹었더니 그래도 다소간 기운이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공교롭게도 그날 근처에 사는 아내의 친구가 처음으로 고양이를 데려왔다고 했는데, 친구들이 (무려 우리 결혼식에 참석한 이후 2차 모임 비슷하게) 고양이를 보러 한 번 더 모인.. 2021. 7. 26.
[이것저것 다 하는 신혼여행] 0. 시작 대만유람기를 다 끝내고 나서 한동안 쓸 거리가 없어서 곤혹스러웠다. 간간이 동네 근처의 가게들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집에서 했던 일들에 대해 소개하는 일은 있었지만, 워낙 단조로운 삶을 살다 보니 그나마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마땅히 쓸 건덕지가 있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종종 챙겨보는 tvN의 에서, 얼떨결에 붙잡혀 출연하게 된 나영석 PD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tvN으로 이적했을 때 무엇을 보여 드려야 할지 무척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은 조금 욕 먹더라도 하던 것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고 생각했다." 물론 내 여행기는 읽는 사람도 적고 거의 자기만족용으로 쓰는 것이지만, 예전에 다녔던 여행들을 하나하나 돌아보면서 적어 보다 보면 잊고 있었던 일들을 떠올릴 수도 있고, 추억을 되살릴 수도 있지.. 2021. 7. 25.
오븐 업그레이드하기: 브레빌 BOV820 지난 일 년 남짓한 기간 동안, 아내가 생일 선물로 받아 온 오븐 토스터기는 사실상 내 장난감이나 다름없었다. 이걸로 정말 별별 것을 다 구웠다. 빵부터 시작해서 쿠키, 케이크, 피자, 마들렌, 휘낭시에, 심지어는 까눌레까지 잘도 구워댔다. 지금도 기능에는 문제가 전혀 없지만,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크기가 너무 작다는 것이었다. 과자류를 구울 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잘 부푸는 케이크류나 빵류를 구울 때면 거의 백 퍼센트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상부 열선에 들러붙어서 타들어가곤 했다. 물론 청소에도 제법 고생을 했고.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던 일들이지만 여러 번 반복되니 점차 짜증이 쌓이게 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더 이상 탄 빵을 먹기도 싫고, 어차피 앞으로도 계속 집에 있을 거 로스.. 2021. 7. 19.
[레시피] 카모세이로鴨せいろ: 따뜻하고 구수한 일본식 오리고기 메밀국수 같은 음식을 가지고 한국인과 일본인의 인식이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 중 하나로 메밀국수(そば, 소바)가 있을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메밀국수는 차게 먹는 음식입니다. 쯔유와 면을 따로 내는 일본식 자루소바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메밀국수 종류인 막국수나 평양냉면 등도 차게 먹는 국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물론 차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따뜻한 소바 국물'은 이미 에도 시대부터 일본인에게 친숙한 겨울의 풍물시 중 하나입니다. 섣달 그믐이 되면 뜨끈하게 끓인 해넘이 소바(토시코시소바, 年越しそば)를 먹기도 하고, 많은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옛날 이야기 에서는 한겨울 길거리에서 16문짜리 소바를 사 먹고서 소바 행상에게 값을 속여먹으려.. 2021. 7. 17.
[방문기] 서울시 중구 남대문시장 그릇도매상가 지난 주에 명동 가톨릭회관에 가서 이것저것 사 오는 김에, 모처럼 명동에 나가는 김에 근처의 다른 곳들도 좀 돌아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같았으면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가서 책 냄새라도 맡을 테지만, 비 예보가 있는 상황에서 책을 또 잔뜩 들쳐메고 집으로 오는 길에 소나기를 만나기라도 했다간 생각하기도 싫은 사태가 벌어질 것 같아 이번엔 자제하기로 했다. 그 대신 선택한 것이 남대문시장을 가는 것이었다. 걸어서 얼마 걸리지 않는데다가, 이곳에 매우 큰 그릇 상가 있다는 사실을 인터넷에서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무엇을 숨기랴, 나는 사실 그릇을 보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여행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그릇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거나, 사 와서 내가 쓰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 여행 기념품으로 .. 2021.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