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2

기획서 쓰기의 중요성: 앱 개발을 시작도 전에 단념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돌이켜보면 나는 희한하게도 '처음', '시작'이라는 개념에 늘 가까워 있었던 것 같다. 대학에 들어갈 적에도 생긴 지 2년밖에 안 된 학과에 들어갔고, 취업할 때에는 사내 최초의 프로토타입 제작자로 들어갔고, 지금은 우리 회사에서 처음으로 '각 잡고' 틀을 잡으려는 UX 리서처라는 직무를 맡아 일하고 있다. 디자인 전공을 한 적도 없는데 어쩌다 보니 디자인실에 들어와 지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처음 해 보는' 일들을 맡아서 진행해 왔지만, 이제야 와서 생각해 보니 막상 '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기획서 작성은 해 본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직무 특성상 프로젝트 런칭 초반부터 참여하는 기회가 거의 없다 보니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기획서 작성의 경험이 얕다는 사실을 눈앞에 두고.. 2021. 2. 15.
요세寄席의 추억: 일본 대중문화의 오래된 미래 도쿄에 갈 때마다 어떻게든 짬을 내어 들르는 곳이 있다. 정확히는 '곳들'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키하바라秋葉原를 오고가는 길에 들르는 적도 있고, 출장 기간에 여유 시간이 나면 찾기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부득불 캐리어를 끌고 찾아가는 일도 있다. 요즈음은 세월이 좋아져서 한국에서도 오타쿠 굿즈를 사 모으기 어렵지 않고, 도쿄를 자주 드나들다 보니 웬만한 동네는 얼추 다 다녀 보았기에 때로는 남아도는 시간을 어찌할 줄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에는 신주쿠新宿에서 주오 본선中央本線을 탄다. 아마도 일본이 아니면 지금껏 그랬고 앞으로도 경험하기 어려울, 어떤 경험을 하러 가는 것이다. 2016년경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애니메이션 하나가 있었다. 이라는 작품이다. 쿠모타 .. 2021.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