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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기45

경기도 성남시 '클준빛날영' 용인에 이사 온 이후로 용인-성남 근방의 맛집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아내가 판교로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쪽 식당들을 다니다가 괜찮은 곳들을 발견하면 같이 가자며 알려 주고는 하는데, 나는 재택근무라 집을 나갈 일 자체가 많지 않아서 같이 뭔가를 먹으러 가기가 애매하다. 결국 가물에 콩 나듯 사무실 나갈 때에나 외식을 노리게 되는데, 그래도 이사 오고서 얼마 동안은 집에 인터넷이 없어서 출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되어 있었다. 출근하는 회사원의 불쾌한 정서를 오랜만에 맛보며 울며 겨자 먹기로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다가 퇴근하려는데 아내에게서 연락이 왔다. 라멘이나 한 그릇 먹으러 갈래? 아내는 라멘 맛에 퍽 까다로운 편이기 때문에, 이런 기회는 퍽 흔치 않다. 가게 위치를 물어보고 바로 퇴근.. 2023. 5. 21.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꼬까자' 혹자는 '부산까지 와서 화과자냐?' 라는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화과자는 서울에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는 논지일 것이다. 그러나 기실 화과자가 일본 과자라는 사실을 상기해 보자면, 오히려 외국 요리인 화과자야말로 한국 어디에서 먹든 맛있으면 그만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로 찾은 화과자집. 부산진구 전포동에 있는 '꼬까자'다. 같이 부산에 놀러 온 친구가 찾아 둔 화과자집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음식들은 웬만하면 몇 번씩은 먹어 봤기 때문에, 이제 미식의 스펙트럼을 좀 넓힐 때도 되었다. 화과자를 그다지 자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한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 싶어 한번 다녀와 보기로 했다. 여행 가이드 출신인 택시기사 선생님의 유쾌한 입담과 함께 전포동에 도착했다.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골목에 .. 2023. 2. 12.
[방문기] 서울시 마포구 '칼디 커피' '젊음의 거리'라는 말로 수식되는 곳, 홍대에 간다. 수많은 음식점과 카페들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이곳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들이 몇 있다. 이렇게 거창하게 이야기하고는 있으나 사실 나도 홍대 쪽에 발을 붙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뜨내기이기는 하다. 홍대 길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수많은 가게들 중에서도 특히 이내 뜨내기 발걸음을 붙들어매는 곳들이 몇 곳 있는데, '칼디 커피'가 그 중 하나다. 에티오피아의 한 산골, 이상하게도 기운 넘치게 뛰노는 양떼들을 따라갔다가 커피를 발견했다는 목동의 이름이 '칼디'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카페가 문을 연 것이 1991년이다. 오륙십 년은 고사하고 10-20년 된 가게 찾기도 쉽지 않은 이 나라에서 30년씩 카페를 영.. 2023. 1. 14.
[방문기] 서울시 마포구 '무슈부부 커피스탠드' 예전에 회사 동료로부터 망원동 근방의 커피 맛집을 몇 추천받은 적이 있다. 그 때 추천받은 곳 중 하나가 '무슈부부 커피스탠드'다. 원래는 합정동에 더 가까운 곳에 있어서 교보문고를 다닐 적에 몇 번 그 앞을 지나다니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없어졌다 싶더니 망원동으로 이사를 갔더라. 마침 망원동에 일이 있어서 다녀오는 길에 그 근방을 지나게 되어, 아침 커피도 못 마셨으니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사실 겉보기에 너무 힙해 보이는 가게라서 살짝 쫄아서 들어갔다는 것은 비밀. 카페 안으로 들어가니 이른 주말 시간이라 그런지 아직 손님은 나 혼자뿐이다. 한국에서 프랜차이즈가 아닌 동네 카페를 들어갈 때면 보통 에스프레소를 먼저 주문하는 편이다. 빨리 마시고 갈 수 있다는 압도적인 시간상 장점이 있을 뿐만 아.. 2022. 12. 18.
[방문기] 서울시 성동구 '높은산' '높은산'은 사실 높은 산에 있지는 않다. 성수동 시장통 한켠에 있는 정말 자그마한 짜이 집이다. 힌디어로는 '짜이왈라'라고도 한다. 어떡하다 이런 토속적인 동네에 이렇게 이국적인 가게가 자리잡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짜이를 너무나도 좋아해서 인도 음식점만 가면 꼭 짜이 한 잔은 기본으로 시키고 시작하는 사람으로서는, 정말 간만에 성수동에 일이 있어서 온 김에 이 곳을 한 번 들러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무려 짜이 전문점이라니 기대할 수밖에 없잖아. 김장철이 다가온 토요일의 뚝도시장 한복판을 걸어서 빠져나와 사거리를 건너고, 조금만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세모진 모서리의 조각건물 제일 끄트머리에 붉은 차양이 쳐진 가게가 빼꼼 고개를 내민다. 벌써 가게 앞에 펼쳐진 작은 테이블 앞에 선객이 앉아 있다. .. 2022. 11. 17.
[방문기] 경기도 고양시 '라빈리커스토어' 경고 :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또한 알코올 중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음주는 성인이 되고 나서 신중하게 합시다. 최근 아내가 드디어 운전면허를 땄다. 우리 부부에게는 차가 없는데, 기껏 딴 면허를 놀렸다가는 장롱면허가 될 결말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에 연수 기간이 끝나는 대로 카셰어링을 활용하여 여기저기 동네 마실을 다니고 있다. 이것은 연수기간이 끝나고 나서 처음 아내가 모는 차를 타고 일산 마실을 갔을 때의 일이다. 우리 부부는 술을 둘 다 잘 마시지 못하면서도 누가 우리 집에 놀러 올 것을 대비해서 술을 일정 정도 이상 쌓아 두어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상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 마침 그 전전 주쯤 해서 집에 쌓아.. 2022. 11. 13.
[방문기] 경기도 안산시 '아보스카' (네이버 지도에는 상호가 표시되지만, 카카오지도에는 상호가 표시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주소로 등록하였다. 네이버 지도 정보는 이 링크를 참조하시길.) 나의 살던 고향은 매연꽃 피는 고장 안산시였다. 공단에서 일하시는 아버지 덕에 주위에 외국인이 있다는 것은 그렇게 이상하지 않다고 느끼며 살아왔다. 그렇게 30여 년이 지난 지금 안산시의 외국인 인구는 시 전체 인구의 10%에 달하고 있다. 이렇게 안산에 들어와 살고 있는 외국인 이웃들은 공장 노동자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사할린에서 들어온 동포들이나 중앙아시아계 민족들, 동남아시아나 서남아시아 계통 민족들 등 그 뿌리가 정말 다양하고 각 집단이 거주하는 곳도 시 전체에 다양하게 흩어져 있다. 그 중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서부터 상록수역까지 이어지는 사1동.. 2022. 9. 26.
[방문기] 서울시 마포구 '최강금 돈까스' 장기 휴가의 첫 날, 모처럼 아내와 함께 미용실에 갔다가 점심을 밖에서 먹기로 했다. 메뉴는 정하지 않은 채 그날 기분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메뉴를 정하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아내의 머리가 다소 오래 걸린다 하여 나는 근처에서 헌혈을 하고 있었는데,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다. "여기 우리가 맨날 궁금했던 돈까스 집에 사람이 별로 없네? 여기 가 볼래?" 나는 본디 돈까스 얘기만 나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종류의 인간인지라, 이 제안을 듣고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었다. 사실 돈까스 말고도 몇 개 메뉴의 후보는 있었다. 그러나 평일 낮이라는 황금 같은 기회를 저버리고 다른 가게로 가면 다소 아쉬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하여 점심 메뉴는 돈까스로 결정되었다. 합정동에 있는 '최강금 돈까스'이다... 2022. 9. 11.
[방문기] 서울시 마포구 '진진' 지하철 2호선 서편에 살고 있는 마포구 주민이라면 한 번쯤 '진진'이라는 식당의 이름을 들어 봤을 가능성이 높다. 맛있는 중화요릿집으로서 명성이 이미 드높기도 하거니와, 서교동 근방에 지점이 몇 개 있(었)고 모두 손님이 바글바글하던 것을 으레 지나치며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새 공부하느라 여러모로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내의 기분전환도 시켜 줄 겸, 내 가사부담도 덜 겸(?) 해서 마포에 이사 온 지 3년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이곳에 가 보기로 했다. 부모님이 언제고 이 근처에 오실 때면 대접해 드릴 만한 식당도 찾아 놓자는 심산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다. 당일예약이라는 쉽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다행히도 평일이라 그런지 자리가 아직 남아 있다고 하여 부리나케 옷을 챙겨 입고 '진진'.. 2022. 9. 3.
[방문기] 서울시 마포구 '코니 카페' 성산동 일대에 산 지 3년이 넘어간다. 마포구 중앙도서관을 종종 들르곤 하는데, 우연한 기회로 이 근처에 가성비가 무척 좋은 카페가 하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것이 거의 2년도 더 전의 일이다. 내가 시간이 되면 카페가 문을 닫거나, 카페가 열어 있어도 내 동선에 안 맞아 못 가는 일이 이어졌다. 그러다 어제가 되어서야 마침내 내 동선과 카페가 여는 시간이 딱 맞아떨어지기에, 한번 방문해 보기로 하였다. 마포구청역과 가좌역 사이 그 어드메, 중앙도서관 바로 뒤에 있는 '코니 카페'이다. 요즘 카페가 워낙 어디든 있다고는 하지만 코니 카페는 한적한 주택가 한구석에 갑작스럽게도 존재하고 있다. 그것도 나름대로 존재감이 강한 외견을 하고 있다. 벽돌로 쌓아올린 화단에 고춧대와 분꽃 같은, 오래 전에.. 2022. 8. 28.
[방문/포장기] 서울시 은평구 '스위츠마인' 제아무리 제과제빵을 좋아하는 나일지라도, 케이크만큼은 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만들어 먹는 일은 극히 드물다. 대신 맛있는 케이크 가게를 찾아다니는 것이 일종의 취미 비슷한 것이 되었다. 최근에 한창 꽂혀서 열심히 다니고 있는 곳은 응암역 2번 출구에서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있는 케이크 전문점 '스위츠마인'이다. 응암동 뒷골목으로 들어가 조금 걷다 보면, 한적한 동네 골목길에 앙증맞게 생긴 간판이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정갈하고 귀여운 느낌의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의외일지는 몰라도 앉을 좌석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위츠마인은 케이크를 포장해서 가져가는 손님을 위한 가게이다. 카운터 뒤로 가게 크기치고는 꽤 큰 오픈키친이 바로 보이고, 유리 카운터 안에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가 진열되어 있다. 주력.. 2022. 8. 27.
[방문기] 서울시 서대문구 '로라Rora' 머리를 싸매던 프로젝트가 마침내 일단락된 7월 초의 어느 날, 간만에 일찍 일을 마무리한 덕에 조금 멀리까지 외식을 하러 갈 여유가 생겼다. 아내가 예전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던 이탈리아 식당 '로라Rora'로 향한다. 뇨끼를 잘 하는 가게라는 소식이다. 다른 파스타면 몰라도 뇨끼는 집에서 해 먹기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감자를 찌고, 으깨고, 다시 밀가루를 섞어서 반죽하고, 또 그걸 삶는 일련의 과정이 너무 번거롭기 때문이다. 때문에 뇨끼를 잘 하는 집이 있다고 한다면 아무튼 한 번 방문해서 먹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아무리 요리를 좋아한다지만 역시 남이 해 주는 밥을 먹고 싶을 때가 누구나 있기 때문이다. 증산역에서 불광천을 한 번 건너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간판 없이 차양.. 2022.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