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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74

[중국없는 중화권 투어] 0. 시작하며 나는 해외 여행을 퍽 자주 다니는 편이다. 해외 여행을 취미로 자주 다니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되도록 다양한 나라와 다양한 지역을 다니는 사람'과 '비슷한 나라나 지역을 여러 번 다니는 사람'이 그것이다.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정리해 둔 폴더 목록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새삼스레 깨달았다. 나는 확실하게 후자다. 회사에서 고인물의 증표로 두 번째로 받은 리프레시 휴가도 벌써 소진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 어느 날의 일이다. 아주 당연하게도 이번 리프레시 휴가에도 여행을 가는 흐름이 되었다. 문제는 어디를 가느냐다. 추석을 끼면 결과적으로 열흘 좀 넘게 휴가를 쓸 수 있는 상황이라 유럽도 선택지에 은근슬쩍 넣어 봤지만, 비행깃삯을 확인하고는 바로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나도 나폴리 길거리에서 피자.. 2023. 10. 10.
도쿄에서 만난 인생 최고의 케밥, 'ADO Kebab House' 일본까지 가서 무슨 케밥이냐고, 혹자는 물을지도 모르겠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다. 일본까지 가서 일식을 안 먹고, 그것도 한국 음식도 아닌 완전 다른 나라 음식을 먹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하는 생각을 누군가는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제 나는 이제 도쿄를 그래도 자주 다녀 본 사람 입장에서, 이제 도쿄에서도 슬슬 뭔가 다른 시도를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던 중에, 칸다역 근처에 무려 구글 지도 평점 4.8(당시 기준)을 자랑하는 무시무시한 케밥 가게가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한 번 가 보고 싶다고 아내와 얘기하던 차에, 마침 내가 혼자 도쿄 출장을 가게 된 관계로 한번 시험삼아 다녀와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업무 일정의 .. 2023. 5. 15.
'카미야 바'에서 '덴키브랑'이라는 것을 마셔 보았다 모리미 토미히코[森見登美彦] 선생의 이라는 소설이 있다. 그 소설에 보면 둔갑술을 쓸 줄 아는 너구리들이 '가짜 덴키브랑'이라는 술을 만들어 저들끼리 마시고 때로는 인간에게 팔아먹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나는 그것이 어디까지나 작자의 창작인 줄로만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소설이란 결국 꾸며낸 이야기인 까닭이다. 그런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고, 이야기란 것은 결국은 지은이의 시대적 문화적 배경에 기반하여 만들어진다는 것 또한 학창 시절에 교과서로 배웠다는 사실은 참 간과하기가 쉽다. 물론 그게 '모든 이야기는 그 모델이 되는 무언가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는 뜻은 아니겠으나, 재미있게도 이번에는 그 이야기가 사실이었다. 도쿄 아사쿠사에 가면 '가짜'가 아닌 '진짜' 덴키브.. 2023. 5. 15.
코로나 이후 첫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근데 이제 이상한 사진을 곁들인 격조했습니다. 날짜를 보니 2월 말 이후로 글을 올리지 않았더라고요. 그 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이사도 했고, 회사일로 한껏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하나 즐거운 일이 있었다면, 코로나 이후로 처음 출장을 다녀왔다는 것입니다. 장소는 늘 가는 도쿄였습니다만, 나름대로 자유도가 높은 일정이라 괴이쩍은 사진들도 좀 찍으며 다녔습니다. 저는 동경 출장을 갈 때에는 출장비용이 허락하는 한 보통 비즈니스를 요청합니다. 이럴 때 아니면 제가 또 언제 비즈니스를 타겠어요. 코로나 전에는 공사한다고 출국장 들어가기 전에 있는 귀빈실에 라운지를 임시로 차려 놨었는데 이번에는 멀쩡한 진짜 라운지입니다. 아침 든든히 먹어둬야징! 하고 이것저것 탄단지 따져서 가져와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2023. 4. 30.
11. 한국 부산교구 주교좌 남천성당 주교좌 남천성당 主教座南川聖堂 등급 대성당 소재지 부산 해운대구 수영로427번길 15(남천동) 관할 천주교 부산교구 찾아가는 길 부산메트로 2호선 남천역 2번 출구에서 도보 3분 부산메트로 2호선 금련산역 6번 출구에서 도보 9분 미사 시간 월 06:00 화-금 06:00, 10:30, 19:30 토요일 06:00, 특전 16:00, 19:30 일요일 06:30, 09:00, 11:00, 17:00, 19:00, 21:00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은 천주교인인가요? 만약 그렇다고 하면 당신은 주 1회 일요일마다 미사에 참례해야 하는 의무가 있을 것입니다. 대도시에 주말을 껴서 출장이나 여행을 왔다고 가정합시다. 미사에 가야 하는데 뺄 수 있는 시간이 한 줌밖에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 2023. 2. 26.
10. 한국 부산교구 해운대성당 해운대성당 海雲台聖堂 등급 성당(본당) 소재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2로 20-3 관할 천주교 부산교구 찾아가는 길 부산메트로 2호선 해운대역 1번 출구에서 도보 7분 부산메트로 2호선 중동역 7/9번 출구에서 도보 11분 미사 시간 월 6:30 화-금 10:00, 19:30 토요일 10:00, 특전 16:00, 19:30 일요일 06:30, 09:00, 11:00, 19:30 정말 오랜만에 부산에 왔습니다.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겨울의 해운대 바다는 무척 아름답습니다. 해운대 바다를 보면서 호텔에서 먹고 자고 놀고 하는 생활을 보내다 보니, 가끔은 산책을 한 번 나가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행들은 아무도 나갈 생각이 없어 보이길래 혼자 호텔을 나섰습니다.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으니.. 2023. 2. 12.
09. 한국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성당 갑곶 순교성지성당 甲串殉敎聖地聖堂 등급 성당(본당) 소재지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해안동로1366번길 35 (갑곳리) 관할 천주교 인천교구 찾아가는 길 강화터미널에서 버스+도보 25분, 김포골드라인 구래역에서 버스로 40분 미사 시간 평일(월-토) 11:00 토요일 특전 16:00~ 일요일 11:00, 16:00 마침내 첫 한국 천주교회 성당입니다. 앞으로도 국내 여기저기에 있는 천주교 및 정교회 성당들을 '세계 성당 방문기'에서 같이 다룰 생각입니다. 때는 2022년 연말, 연차휴가를 땡겨서 연말을 방탕하게(?) 보내고 있을 적의 이야기입니다. 늘 가 보고 싶었던 김포에 있는 난원까지 차를 빌려서 드라이브를 갔는데, 다 돌아보고 나서도 서울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제법 시간이 남았습니다. 마침 다.. 2023. 2. 5.
10. 드디어 먹어 본 칠리크랩과 페라나칸 거리 밤 산책, 그리고 최고의 첸돌 맛집까지(3일차-03) 숙소에서 한 시간 정도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다시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베독(Bedok) 역으로 향한다. 도비 곳 역에서 어디서 많이 본 얼굴들이 나붙은 광고 앞을 지나가게 된 것은 덤이다. 싱가포르에서 보니까 되게 반가운 재석이 형. 베독 역에서는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3킬로미터 정도 들어간다. 이쪽은 완전히 주택가 단지다. 어제 다녀왔던 셈바왕 쪽에 한국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아파트 단지들이 많았다면, 베독 쪽은 단독주택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스카이라인이 전혀 다르다. 보다 고즈넉하고 왁자지껄한 느낌이랄까. 버스에서 내려서 3분 정도 걸어가면 큰 주차장이 있는 식당 건물이 나온다. 교외에 있는 대규모 식당은 어딜 가든 구조가 대강 비슷한 모양이다. 일산 같은 데 가면 .. 2023. 1. 30.
09. 래플즈 호텔을 잠깐 지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 보자(3일차-04) 한참을 차임스의 식당가에 앉아 있었는데도 미사 시간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다. 날씨는 후텁지근하다. 햇볕이 어느 정도 가려졌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기온을 어쩔 도리가 없다. 카페라도 가서 시간을 좀 죽일까? 그런데 이 근처의 카페들이란 것들이 하나같이 평점이 좀 애매하다. 어디를 가야 무난하게 쉬었다고 소문이 날까 싶어서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는데, 아내가 "날도 더운데 아이스크림 같은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한 마디를 던진다. 근데 신기하게도, 아이스크림 가게를 대신 검색해 보니 별점 높은 가게가 제법 나오거든. 역시 아내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아이스크림이 생긴다. 애송이 초보 유부남들 잘 기억해 둬라. 무거운 엉덩이를 가까스로 일으켜 다시 길거리로 나온다. 목적지로 삼은 아이스크림 가게는 차임스에서.. 2023. 1. 25.
[세계 성당 방문기] 08. 싱가포르 착한 목자 대성당과 성 베드로・바오로 성당 (이 글은 '220911 싱가포르 여행기 09'로부터 이어집니다.) 착한 목자 대성당 Cathedral of the Good Shepherd 등급 주교좌성당(대성당) 소재지 A Queen St., Singapore 관할 천주교 싱가포르 대교구 찾아가는 길 싱가포르 MRT 'Bras Basah' 역에서 도보 3분, 'City Hall' 역에서 도보 6분 미사 시간 평일 13:15~ 토요일 특전 18:00~ 일요일 8:30, 10:30, 18:00~ (평일에 낀 공휴일에는 미사 없음) 차임스에서 길을 하나만 더 건너면 바로 주교좌 성당입니다. 싱가포르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대교구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싱가포르 대교구장 윌리엄 고(William Goh)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승품되었는데, 그것을 기념하기.. 2023. 1. 24.
08. 낮의 싱가포르 구도심 산책과 음료가 제일 맛있었던 점심식사, 그리고 차임스로(3일차-02) 싱가포르는 참 꽃이 아름다운 도시다. 늘여름의 나라라서 그런가 어딜 가든 본 적 있는 꽃 본 적 없는 꽃을 막론하고 한 번은 길거리에 핀 예쁜 꽃을 구경할 수 있다. 요 녀석은 이파리는 망고같이 생겼는데 전혀 상관없는 협죽도과의 '플루메리아'라는 꽃이란다. 여름의 이미지를 그대로 형상화한 것 같은 아름다운 꽃이다. 느긋하게 길거리를 걸어 점심 식사를 하러 간다. 아르메니아 성당에서 보트 키 쪽으로 나가면 되는데, 식당이 여는 시간에 비해 시간이 좀 과하게 남았다. 다리가 아프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길가에 딱히 앉아 있을 만한 곳은 없다는 것이 이 시점에서는 주된 문제이다. 이럴 때는 조선 시대 양반에 빙의해서 최대한 천천히 경치 구경이라도 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자고로 양반은 뛰지 않는.. 2023. 1. 14.
07. 토스트박스 토스트 아침식사와 포트 캐닝 공원 산책(3일차-01) 싱가포르에서 맞는 세 번째 아침. 일어나자마자 창 밖을 내다봤는데 날씨가 영 꾸물하다. 아침을 먹으러 또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입고 호텔을 나선다. 오늘의 아침이 무엇이느냐 하면, 또 카야 토스트이다. 다만 이번에는 야쿤 카야 토스트가 아닌, 또 다른 토스트 체인인 '토스트박스'에서 사 먹어 보기로 했다. 두 체인의 맛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고 싶기도 했고, 궁극적으로는 나중에 기념품으로 사 갈 카야잼으로 어느 체인의 것이 더 적절할지를 알아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내의 조사에 따르자면 야쿤의 카야 잼이 조금 더 달고, 토스트박스의 카야 잼이 조금 덜 달다고 하는데, 역시 맛을 직접 보는 편이 가장 정확하지 않겠는가. 이번에는 호텔 입구로부터 바로 앞에 있는 지하철 출구로 진입해, 쭉 지하도를 .. 2022.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