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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은 거창하게/홈카페10

카페 핀으로 베트남식 커피 내리기 아버지가 최근에 베트남 출장을 오래 다녀오셨다. 실로 삼 년 만에 다녀오는 출장이라 더욱 들떴는지, 여기저기 나눠 줄 선물을 바리바리 사 들고 오셨다. 그 중 내게 돌아온 선물 봉투에는 무려 베트남산 커피가루 한 푸대가 들어 있었다. 베트남 글은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읽을 수 없지만, 그래도 대강 눈에 들어온 글자들 몇몇을 조합하니 '핀(cà phê phin : 베트남 사람들이 쓰는 커피 드리퍼)용 커피가루'인 듯했다. 첨가물도 살짝 들어 있는 듯해서 그냥 하던 대로 핸드드립을 해 마시기에는 조금 애매하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 답은 간단하다. 그냥 핀을 하나 당근마켓에서 사 오면 되는 문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포장도 뜯지 않은 핀을 당근마켓에 올려놓고 팔고 있다. 나도 한 개에 이천 얼마 하는.. 2022. 5. 9.
(한 주 늦게 쓰는) 문화역서울284 '4월 바리스타와 강릉' 방문기 지난 일요일, 종로꽃시장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서울역에서 드물게 출발하는 경의중앙선 열차 시간이 마침 어느 정도 여유 있게 맞을 것 같아서 서울역으로 향했는데, 흥미롭게도 '4월 바리스타와 강릉'이라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열차에 타서 멍하니 시간을 때우는 것보다는 훨씬 생산적일 것 같아서 한번 들러 보기로 했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강릉 커피축제를 홍보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인 듯하다. 내가 이 전시를 찾은 것은 일요일 늦은 오후였는데, 이미 주된 행사인 시음회는 종료된 상태였다. 명주배롱이라는 곳에서 진행했다는데, 마침 이 날 커피를 한 잔도 하지 못한 상태였던지라 더욱 아쉬웠다. 그래도 커피가 우리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에 대해서라든지, 커피 원두의 종류 등 기본적인 커피 정보에.. 2022. 5. 8.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너무 늦은 듯하지만 스타벅스 화이트사이렌 그라인더를 사용해 보았다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수동 에스프레소 머신 Flair Pro로 에스프레소를 내려 보았다 홈카페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그런 사람일 수록 꼭 장비발을 세우고 싶게 마련인 모양이다. 한때는 모카포트만 보면 홀린 듯 사제끼다가, 지금은 잠시 소강기에 접어들기는 했 sankanisuiso.tistory.com 플레어 에스프레소 메이커를 사용하게 되면서,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문제점이 발생했다. 카페뮤제오 아울렛에서 사 와서 지금까지 잘 쓰고 있던 보덤 그라인더가 발단이었다. 드롱기제 반자동 머신을 쓰던 때는 보덤 그라인더의 '에스프레소' 단계로 원두를 갈아서 쓰면 문제가 없었는데, 플레어를 쓰기 시작하면서는 추출이 다소 들쭉날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멋진 한 샷이 나올 때도 있는가 하면, .. 2021. 9. 20.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수동 에스프레소 머신 Flair Pro로 에스프레소를 내려 보았다 홈카페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그런 사람일 수록 꼭 장비발을 세우고 싶게 마련인 모양이다. 한때는 모카포트만 보면 홀린 듯 사제끼다가, 지금은 잠시 소강기에 접어들기는 했어도 늘 나의 당근마켓 키워드알림 목록에는 커피 추출기구 관련 키워드가 등록되어 있었다. 거의 마지막인 지금까지 등록되어 있는 키워드 중, '수동 에스프레소'라는 키워드가 며칠 전 알림을 하나 울렸다. 다른 키워드알림에 비해서는 도통 울리지 않는 알림이기에 혹시나 하고 들어가 보았더니, 무려 나의 드림 머신 중 하나인 Flair Pro를 파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아, 이건 사야지! 중고거래로 사서 그런지, 원래대로라면 한 개씩 있어야 할 추출부 부품들이 모두 두 개씩 들어 있었다. 아마도 판매자 분이 개인적으로 구해서.. 2021. 9. 13.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어라운지의 싱글오리진 여권을 만들어 보았다 예전에 어라운지 방문기를 적은 적이 있었다.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이 곳에는 자주 들른다. 혹시라도 세일하는 전시품목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 절반, 새로 나온 원두는 뭐가 있는가 궁금한 마음 절반 정도를 갖고 찾게 된다. 이번에는 갈아마실 원두가 떨어져서, 새 원두도 찾을 겸 콜드브루 메이커에 받칠 새 서버도 살 겸 해서 고개 넘고 물 건너 다시 어라운지를 찾았다. [방문기] 서울 영등포구 '어라운지 선유도점' 지난 주에 적은 이 글에서 '선유도 어라운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집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워 걸어가도 (나 같은 극도의 산책 오타쿠 기준으로) 어렵지 않은 코스이기 때문에 종종 들 sankanisuiso.tistory.com 그런데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생각지도 못했던 흥미로워.. 2021. 8. 28.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모카포트로 커피 추출하기 feat. 안캅 모카포트 홈카페 관련 글을 계속 올리고 있는 마당이니, 하는 김에 정리 삼아서 이런 '커피 내리는 방법' 글들도 조금씩 적어 두려고 한다. 기본적인 정보라 할지라도,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들께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모카포트로 커피 추출하는 방법 (feat. 안캅 모카포트) 0. 모카포트 준비하기 이것은 안캅 사에서 나온 '카리나' 모카포트이다. 일전에 카페뮤제오 아울렛 고별전에 가서 매우 싼값에 업어온 친구이다. 아래 유닛인 보일러, 바스켓, 필터는 모두 스테인리스제이고, 커피가 담기는 상부 컨테이너 부분은 도자기이다. 재질의 특성상 일반적인 알루미늄 모카포트처럼 진한 커피가 나오지는 않지만, 대신 비교적 부드러운 커피를 추출해 준다. 설거지와 관리도 상당히 편하므로 돈이 많은 분들이라면 한 대쯤.. 2021. 8. 16.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공짜로 얻은 Moica 콜드브루 메이커로 점적식 콜드브루를 내려보았다 나름대로 홈카페를 꾸리고서 이것저것 해 봤다고 생각했지만, 콜드브루만큼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시도해 볼까 마음먹었을 때쯤 해서, 침출식 콜드브루를 만들고자 사 뒀던 딱 하나뿐인 유리제 프렌치 프레스를 깨먹었다. 그 이후로는 완전히 의욕을 잃은 채로, 거진 일 년이 지나갔다. 그러다가 며칠 전,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콜드브루 메이커가 손에 들어왔다. 집 근처에 '알맹상점'이라는 가게가 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가게인데, 이 가게의 입구에 들어서면 방문객들이 각자의 집에서 필요 없는 물건들을 가져다 두는 공간이 있다. 누구나 여기에 자기가 쓰지 않는 물건을 갖다 놓고, 누구나 그 중 필요한 것이 있으면 자유로이 가져올 수 있다. 1-2주에 한 번씩은 이곳을 찾는데, 놀.. 2021. 8. 8.
오븐 업그레이드하기: 브레빌 BOV820 지난 일 년 남짓한 기간 동안, 아내가 생일 선물로 받아 온 오븐 토스터기는 사실상 내 장난감이나 다름없었다. 이걸로 정말 별별 것을 다 구웠다. 빵부터 시작해서 쿠키, 케이크, 피자, 마들렌, 휘낭시에, 심지어는 까눌레까지 잘도 구워댔다. 지금도 기능에는 문제가 전혀 없지만,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크기가 너무 작다는 것이었다. 과자류를 구울 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잘 부푸는 케이크류나 빵류를 구울 때면 거의 백 퍼센트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상부 열선에 들러붙어서 타들어가곤 했다. 물론 청소에도 제법 고생을 했고.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던 일들이지만 여러 번 반복되니 점차 짜증이 쌓이게 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더 이상 탄 빵을 먹기도 싫고, 어차피 앞으로도 계속 집에 있을 거 로스.. 2021. 7. 19.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집에 있는 모카포트 비교해보기: 비알레띠 브리카, 코맥 모카포트, 비알레띠 무카 익스프레스, 안캅 카리나 집에 모카포트가 점점 쌓여 가다 보니, 그 종류 또한 제법 다양해졌다. 그런 김에 간단하게나마 각각의 특징을 비교해 보기 위해서 이 글을 적어 보기로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카포트는 총 다섯 개이다. 모카포트를 발명한 비알레띠 사에서 나온 2컵짜리 브리카, 1컵짜리 모카 익스프레스, (컵 수를 따지는 게 좀 무의미한 것 같은) 무카 익스프레스. 코맥 사에서 나온 ('모카포트'라는 이름을 달기에는 상표권 문제가 걸리기라도 했는지 의심스러운) 3컵짜리 에스프레소 메이커, 그리고 이탈리아의 도자기 회사 안캅 사에서 나온 4컵짜리 카리나까지. 모카포트가 워낙 다양하게 나오는 데다가 모양새도 퍽 예쁘다 보니 모으다가 여기까지 왔다. 물론 모카포트 덕후들 중에는 현재 나와 있는 포트란 포트는 전부 모아들이는 사.. 2021. 5. 2.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홈카페를 만들어보자 도대체 이 블로그의 주제가 정확히 뭔지 나도 슬슬 헷갈리기 시작했다. 죽어라고 대만 유람기를 적어서 올리다가 어느 순간 여기저기 집 근처에서 다녀온 커피집들 얘기를 하지를 않나, 뭔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일본의 이야기꾼 할배 얘기를 하다가도 또 신변잡기스러운 이야기를 잔뜩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마 출판사에 내가 쓴 글을 책으로 엮고 싶다고 가져가면 당최 이걸 가지고 무슨 내용을 만들고 싶은 것이냐고 퇴짜를 맞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근데 돌아보면 나는 항상 이랬다. 아니 정확히는 내 글들이 항상 이랬다. 정말 아무데서나 힌트를 얻어서 아무런 내용이나 쓰고, 그나마도 시리즈물로 이어가는 것을 잘 못하다 보니 늘상 일을 벌리기만 잘 하고 정작 제대로 마무리되는 것이 없다. 이런 식으로 아무렇게나 글을.. 2021.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