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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4

(여러모로 망한) 쑥개떡 만들기 결론부터 이야기해서, 왜 나의 쑥개떡 만들기가 여러모로 망했는가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레시피 글을 쓴답시고 시작해 놓고서 사진을 제대로 찍지 않음 - 가루 재료를 헛씀 - 물 조절을 잘못함 - 쑥을 얕봄 무슨 이야기인지 찬찬히 되짚어 보기로 하자. 일의 발단은 양쪽 본가로부터 동시에 햇쑥을 받은 것이었다. 아내의 본가에서 얻어온 쑥은 잘 씻어서 모두 된장국에 넣고 쑥된장국을 끓여 먹었는데, 문제는 나의 본가에서 보내 주신 쑥이었다. 또 된장찌개나 된장국을 더 끓이기도 애매하고, 부침개로 부쳐 먹자니 예전에 아내의 본가에서 보내 주신 대량의 냉이와 이번에 내 본가에서 쑥과 함께 보내 주신 미나리를 모두 부침개로 소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결국 이 많은 쑥을 무르기 전에 해치울 수 있는.. 2022. 5. 2.
돼지고기 수육 만들기: 간단하지만 있어 보이는 대접 음식 바깥에서 사 먹기에 살짝 저어되는 음식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도저히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들이다. 평생을 수도권에서 살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맛의 수도 전주의 피를 물려받은 사람으로서, 서울의 들척지근하기만 한 식당 김치를 만족스레 먹어 본 경험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배추김치는 그래도 매콤하게 만드니까 그나마 나은데, 서울 사람들이 식당에서 먹는 동치미란 도대체가 그냥 설탕물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다음으로는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번히 알기 때문에 굳이 사 먹고 싶은 마음이 동하지 않는 음식들이다. 물론 살림하는 사람 입장에서 '역시 남이 해 준 음식이 최고지'라는 말에는 어느 정도 공감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정말 간단한 요리들은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먹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 2022. 2. 13.
(샤브샤브 해먹고 남은 고기로) 쇠고기 육전 만들기 샤브샤브를 먹었다. 야채 손질만 잘 하고 육수만 잘 내면 간단하고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자주 만들어 먹는다. 이번에는 다소 분발하여 한우를 좀 사다가 샤브샤브로 만들어 먹었는데, 양 계산을 다소 잘못해서 고기가 좀 남았다. 이미 한 번 얼렸던 고기라서 다시 얼릴 수도 없고, 불고기로 만들기에는 다소 애매한 양이라 고민하다가 육전으로 만들기로 했다. 모친께 전수받은 기본 레시피를 살짝 응용했는데, 재료도 단촐한 편이고 어렵지 않은 요리이기에 레시피를 정리해서 올려둔다. --- 샤브샤브용 쇠고기 (남은 고기 대신 사서 쓸 것 같으면 '샤브샤브용'이라든가 '육전용'으로 얇게 썰린 것을 사도록 하자. 정육점에서라면 '육전 할 거예요'라고 말씀드리면 알아서 내 주신다) 달걀 (고기의 양에 따라 2-5개 정.. 2021. 10. 17.
[레시피] 카모세이로鴨せいろ: 따뜻하고 구수한 일본식 오리고기 메밀국수 같은 음식을 가지고 한국인과 일본인의 인식이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 중 하나로 메밀국수(そば, 소바)가 있을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메밀국수는 차게 먹는 음식입니다. 쯔유와 면을 따로 내는 일본식 자루소바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메밀국수 종류인 막국수나 평양냉면 등도 차게 먹는 국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물론 차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따뜻한 소바 국물'은 이미 에도 시대부터 일본인에게 친숙한 겨울의 풍물시 중 하나입니다. 섣달 그믐이 되면 뜨끈하게 끓인 해넘이 소바(토시코시소바, 年越しそば)를 먹기도 하고, 많은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옛날 이야기 에서는 한겨울 길거리에서 16문짜리 소바를 사 먹고서 소바 행상에게 값을 속여먹으려.. 2021.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