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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여기저기 답사기7

[국내 여기저기 답사기] 경기도 파주시 '파주삼릉' 수도권에만 몇십 개 존재하는 조선왕릉 중에서도 이른바 '급'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사람의 무덤이느냐가 그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종대왕이 잠들어 있는 경기도 여주의 '영릉英陵'이라든가, 정조와 사도세자의 무덤인 경기도 수원의 '융건릉隆健陵' 같은 곳은 누구나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 보았을 명소이다. 하다못해 조선을 실제로 지배한 스물일곱 국왕의 능은 누구의 것이라는 설명을 해 주면 대강 알아듣는 척이라도 할 수 있겠으나, 누구의 몇 번째 왕후의 능이라든지, 실제로 옥좌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후대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추존받은 왕의 능과 같은 경우에는 이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번에 아내와 같이 파주 쪽에 다녀오면서 들른 '파주삼릉'이.. 2022. 6. 5.
20220212 서북서울 탐방 : 서울역에서 서촌 노가든을 지나 세검정에서부터 홍제천 따라가기 봄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지표가 몇 가지 있다. 나무마다 맺히기 시작하는 꽃망울, 다시금 꺼내 입게 되는 코트, 온 하늘을 뒤덮는 미세먼지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미세먼지가 희뿌옇게 서울 하늘을 흐리기 시작한 것을 보아하니, 춥디춥던 올 겨울도 이제 곧 북쪽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슬슬 기어나가 볼까 싶다. 전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나간다. 주말 낮이라 기차를 타러 나온 사람들은 많지 않다. 잠시 서울역 옥상정원을 들른다. 한적하고 탁 트인 곳에서 서울 중심부를 내다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여기 있는 '알맹상점 리스테이션'에 모아 둔 우유팩과 소형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져다 주고, 집에 없는 물건이 있나 한번 쭉 둘러본다. 요행인지 아닌지 필요한 물건은 딱히 없어 보인다.. 2022. 2. 13.
[국내 여기저기 답사기] 제목은 종로구/중구 탐방으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한국 종교의 중심부를 곁들인 원래 이 글은 시리즈의 한 꼭지가 될 뻔했다. 원래 목적지는 명동성당이었고, 명동성당을 한 바퀴 돌고 난 뒤 성당 방문기를 적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모종의 이유로 인해 방향성이 다소 바뀌었지만. 아무튼 간에 출발은 늘 그렇듯이 서대문구에서. 집에서 충정로사거리까지 나오는 동안에는 한 번도 서대문구를 벗어나지 않고 자전거로 달릴 수 있다. 서대문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면적이 좁은 편에 속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대문구를 벗어나려면 정말 한참을 걷거나 달려야 한다. 신촌로에서 충정로로 꺾이는 충정로사거리를 타고 서대문역 쪽으로 달리다 보면, 오른쪽으로 허름한 녹색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 최초의 아파트이자 가장 오래 된 아파트인 '충정아파트'이다. 1930년대에 일본인 토요타 타네오의 설계.. 2021. 10. 4.
[국내 여기저기 답사기] 서울 종로구 '운현궁' 이번 추석 연휴는 제법 길었다. 한 주의 휴일이라고는 목요일과 금요일밖에 없었기 때문에 일부러 그 날에도 휴가를 신청해 두고 무엇을 할지 고민해 보았다. 날씨가 요새 퍽 좋기도 하고, 슬슬 여행 욕구가 다시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 지금이야말로 자전거를 타고 조금 멀리까지 나가 보는 것이 어떨까 싶었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명동으로 향한 것은 오후 2시경. 가을 햇볕은 따가웠지만 기온도 높지 않고 바람도 선선히 불어, 자전거 타기에는 제격의 날씨였다. 종로 일주를 다녀온 글은 나중에 시리즈로 몰아서 쓸 생각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었던 한 곳을 따로 적어 보기로 한다. 명동성당을 들렀다가 바로 북쪽으로 향해 들어가게 된 흥선대원군의 집, '운현궁雲峴宮'이다. '운현雲峴'을 풀이하면 구름고개라는 뜻이.. 2021. 9. 26.
[국내 여기저기 답사기] 서울 강남구 '선정릉' 아내가 무언가 일이 있어서 바깥에 나갈 일이 있을 때면 나도 어쩐지 마음이 들뜬다. 아내가 자기 용무를 처리하는 시간 동안 나는 그 근처를 나름대로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선릉 근처로 가게 된 아내를 데려다 주러 차를 빌렸다. 결혼식 초반부터 식이 끝날 때까지 죽 있어야 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대략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남았는데, 마침 이 근처에 늘 가 보고 싶었지만 구실이 없었던 '선정릉'이 있어서 한번 다녀오기로 했다. '조선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가운데, 조선 9대 임금 성종成宗과 그 계비 정현왕후貞顯王后 윤씨, 그 아들인 11대 임금 중종中宗의 세 사람이 묻혀 있는 곳을 가리켜 각각 선릉宣陵과 정릉靖陵이라고 한다... 2021. 9. 11.
[답사] 여의도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양재화훼시장을 다녀온 다음 날, 같은 일정으로 여의도를 또 찾았다. 이번에는 아내의 일정이 다소 일찍 끝날 예정이어서, 다른 지역까지 다녀오기에는 다소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다. 그렇게 된 이상, 벼르고 벼르던 일을 한 번 해 보기로 했다. 무엇인고 하니...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양재꽃시장에 다녀와 보았다 토요일. 아내가 여의도에 일이 있어서 이른 아침 차를 빌려 데려다 주고 나니, 아내의 일정이 끝나기까지 상당히 긴 시간이 남았다. 무엇을 하지, 하고 고민하면서 대강 모바일 게임의 쌓여 있는 sankanisuiso.tistory.com 바로 여의도 한 바퀴 돌기이다. 일주도로를 따라 걷는다고 했을 때, 아무리 많아도 10km보다는 적게 나올 듯했다. 평소에도 시간만 나면 10km씩 운동을 다니곤 하.. 2021. 8. 28.
[국내 여기저기 답사기] 서울 마포구 광흥창 터 / 밤섬 부군당 오랜만에 광흥창에 가게 된 것은 작년 8월 중순이었다. 처음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던 동네여서 여러모로 정이 가는 곳인데, 이번에는 낮에 운동삼아 산책을 좀 길게 나선 김에 이쪽으로 가 보기로 하였다. 광흥창에서 회사를 다닐 적에는 잘 알지 못했는데, 특기할 만한 두 곳의 장소가 이곳에 모여 있다는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듣고 난 뒤였다. 광흥창(廣興倉)은 서울도시철도 6호선의 역 이름으로도 유명한 지명인데, 행정구역상의 이름은 아니고 이 곳에 있었던 관청의 이름이다. 고려 충렬왕 때 처음 설치된 이후로 조선시대 말까지 존속하면서 서강 마포나루로 들어오는 세곡선으로부터 곡식과 물자를 받아 관리하고 관리들의 녹봉을 나눠 주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철거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흥미로운 것은, 이곳에 고려 공민.. 2021.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