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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은 거창하게/식물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키우는 식물 업데이트 (2022. 6. 26)

by 집너구리 2022.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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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산 식물은 정말 많지 않다. 

여름이 되고 장마철에 진입하면서 식물 관리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무엇보다도 집안의 습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진 것도 한몫 하고 있다.

일단은 있는 녀석들부터 잘 관리하면서 여름을 나 보기로 한다.

 

일단 돌아가신 분부터 소개.

호접란 '오렌지 스트라이프'

정말 오랜만에 난초를 죽였다.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다.

꽃을 많이 달고 있는 상황에서 집에 새로 왔다고 과도하게 분갈이를 해 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된다.

 

이어서는 근황 소개들.

 

1. 끝 간 데를 모르고 자라나는 바질

사실 이 녀석은 우리 집에 온 지 좀 오래 됐다. 작년 여름경에 온 녀석이 너무 웃자라서 잎을 달고 있던 부분만 끊어 물꽂이한 뒤 심어 주었는데, 그게 벌써 이렇게 컸다. 벌써 한 줌씩 두어 번 끊어 먹었는데, 너무 빨리 자라는 통에 식물등에 닿아서 잎이 타고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구조해 줬을 정도이다.

날 잡아서 한번 대량 수확해 바질페스토라도 만들어 먹을 생각이다.

 

 

2. 미친 듯이 자라나는 벨루티나 바나나

손바닥 높이만하던 조그마한 녀석을 올해 1월에 사 왔는데, 벌써 저렇게 큼지막하게 자랐다. 분갈이도 두 번이나 해 줬다. 어느 순간부터 잎에 달고 있는 물이 식물등 빛을 받아 렌즈 역할을 하면서 이파리가 타기 시작해서, 빛이 좀 덜 들더라도 크게 클 수 있도록 옆으로 비껴 주었다. 과연 이 녀석은 얼마나 클 수 있을 것인지, 열매가 맺히기는 할 것인지, 자구는 낼 생각이 없는지, 아직 이 녀석의 머릿속을 도저히 모르겠다. 머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3. 필로덴드론 '콩고'

회사 동료의 집에서 얻어온 콩고 촉을 물꽂이로 뿌리를 받아 화분에 심었다. 이 녀석도 스킨답서스마냥 거대하고 울창하게 자라는 종류인 것 같던데, 앞날이 걱정이다. 아마도 이 녀석이 우리 집 정글화에 또 한몫 보탤 것 같은 느낌. 콩고는 식물 가게에서 봤을 때에는 그다지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또 괜찮다. 

 

 

4. 새로 사 온 마오리 소포라

작년 11월 말에 사서 애지중지 키워 오던 마오리 소포라는 여름에 일이 한창 많아서 정신없을 때 실수로 물을 한 번 말리는 바람에 녹색별로 떠나보내고 말았다. 아내와 나 둘 다 정말 좋아하던 친구였고 실제로 엄청난 기세로 자라나고 있었지만, 잎이 작아서 그런지 물 한 번 말린 것이 엄청난 치명타로 다가온 듯하다. 못내 아쉬운 마음에 용인 남사화훼단지에 가서 새 마오리 소포라를 사 왔다. 새 화분을 차 트렁크에 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화분을 그만 넘어뜨려서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나기에 기껏 산 나무를 또 죽였나 싶여서 식겁했는데, 집에 도착해서 보니 다행히도 받침목만이 부러져 있었다. 

 

5. 생각지도 못한 호접란 꽃대

수경재배로 키우고 있는 호접란이 최근 뿌리도 잘 내고 잎도 새로 내면서 나름대로의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었는데, 설마하니 꽃대까지 내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느 순간 물을 주려고 잎을 들췄더니 저렇게 꽃대가 올라오고 있었다. 날씨가 따뜻하고 볕도 잘 들고 물도 부족해서(?) 꽃대를 올리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이파리가 쭈글쭈글하기 짝이 없어서 이걸 잘 지켜낼 수 있을지는 고민이지만, 그래도 새 꽃대를 보고 있자니 기분만큼은 좋다.

 

 

6. 어쩐지 쪼글쪼글한 필로덴드론 소디로이

꺾꽂이한 순을 단돈 만 원에 팔고 있기에 사 온 친구이다. 펄라이트와 수태에 식재되어서 뿌리를 받고 있었는데, 지금은 뿌리가 많이 내려서 이 사진을 찍고 나서 화분에 옮겨 식재해 주었다. 판매자가 "습도 유지를 잘 하시면서 천천히 실습에 적응시켜 주셔야 한다"고 했는데, 이 녀석이 원체 까다로워서 그게 참 쉽지가 않다. 습도에 민감하기가 가히 이쪽 계열의 최광자(?)급인 멜라노크리섬 뺨친다. 이파리는 잘 뽑아 주는데, 습도가 낮으니 귀신같이 이파리도 작아지고, 이파리가 잎자루에서 빠져나오다가 온갖 상처를 받아서 우둘투둘해지기 일쑤다. 예쁘니까 그래도 계속 지켜보는 중.

 

 

7. 고온고습 속에서 성장한 바닐라 난초

올해 1월에 사 와서 한동안 조용하게 그 크기와 그 모양을 유지하던 바닐라 난초가 봄이 다가오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꼴랑 아래 이파리 두 개짜리 몽당난초였는데 지금은 예닐곱 개의 잎을 달고 그야말로 바닐라스러운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 점점 너무 커져서 이제는 실습에 적응시키기 위해 바깥으로 빼 둔 상태인데, 아마 한동안은 실습에 적응하느라고 다시 성장을 멈추지 않을까 싶다. 단단하고 두꺼운 이파리가 퍽 싱그럽다.

 

 

8. 꽃피기 시작한 수국

가히 우리 집에서 가장 오래 된 식물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번째 친구다. 작년 가을을 세탁실에서 어둠침침하고 춥게 보내는 동안 꽃눈 분화를 잘 해 줬는지, 한 달쯤 전부터 꽃봉오리를 브로콜리마냥 물고 올라오더니 드디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파란색도 붉은색도 아닌, 적절히 보라색 꽃잎이 귀엽고 아름답다. 꽃 중에 가장 좋아하는 종류 중 하나여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 꽃이 지면 또 관리를 잘 해 줘서 이듬해에도 꽃을 볼 수 있도록 해 줘야 할 텐데.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9. 페페론치노 모종들

프로개님의 '페페론치노 키우기' 퀘스트를 보고서 흥이 동해서 실제로 페페론치노를 좀 사다가 열심히 까서 씨를 불려 보았는데, 전혀 발아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최근에 당근에서 내 베고니아 하나를 사 가신 분이 답례로 페페론치노 모종을 두 개 주셨다. 이렇게 감사할 데가. 아직 정말 작디작은 친구들이다 보니 빛과 물을 최대한 주면서 잘 키워 보고 있는데, 아직 성장세가 두드러지지 않아 조금 걱정되고 있다. 나도 퀘스트에 참여하고 싶어...

 

 

10. 최근 한 달 동안에 구매한 식물들 : 베고니아 푸토엔시스, 소코라코(브레이니아), 엔조이 스킨답서스

 

이 녀석들은 최근에 내 돈을 주고 실제로 구매해 온 친구들이다. 다들 가지고 싶었던 품종들이라 고민하던 도중에, 식물 화분을 조금 내다 팔면서 공간이 난 김에 새로 들였다. 베고니아 푸토엔시스는 근경성인데, 물방울 모양의 잎이 크고 울퉁불퉁하게 나서 퍽 멋진 친구이다. 웬만한 베고니아들은 다 있는 더그린가든센터에서도 쉽사리 구하지 못했던 품종인데 최근에 그린하트클럽 사장님에게 찜해 두었던 것을 사오는 데 성공했다. 브레이니아는 아내가 퍽 마음에 들어하던 친구라 화훼농협에 갔다가 데려왔고, 엔조이 스킨답서스는 노가든에 들렀다가 사 왔다. 지금은 호야가 자리하고 있는 책꽂이 윗자리를 이 녀석이 차지할 수 있도록 공간 조정을 좀 해 줄 생각이다. 스킨답서스는 꽃이 피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호야는 아니거든. 빛을 충분히 쬐어 줘서 꽃을 필 수 있도록 조정하고자 한다. 호야꽃이 참 향도 좋고 꿀도 많이 나오는데, 아내가 조인폴리아에서 호야 꽃을 보고 완전히 반해 버린 것이 주된 이유가 되었다. 나도 언젠가는 꽃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알보나 아단소니같이 터무니없는 가격에 들여야 하는 무늬종 식물과는 달리, 적절한 가격선에서 무늬를 충분히 관상할 수 있는 이런 식물들이 오히려 요즘에는 마음에 든다. 식물 키우는 것도 속 썩이면서 하고 싶지는 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