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생활은 거창하게/식물

최근 찍은 식물 사진들(2022. 09)

by 집너구리 2022. 9. 5.

최근에 여기저기에서 찍은 사진들을 그냥 혼자 보기 아까워서 공유해 두려고 한다. 그냥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대품 식물들 위주의 몇 샷.

알로카시아 마크로리자 무늬종(Alocasia macrorrhiza var.). 조인폴리아에서 찍었다.

잎이 크게 자라는 식물을 집에서 키우고 싶은 생각은 딱히 들지 않지만(이라고 떠들면서 몬스테라를 집에 세 그루나 키우고 있는 멍청이이지만) 구경하는 것은 좋아한다. 특히 알로카시아 종류가 그렇다. 구경하기에는 이만한 식물이 또 없다. 완벽한 대칭의 잎에 이렇게 자글자글한 무늬가 마치 마블링처럼 깔려 있는 모습이 멋지다.

뭔가 웃기게 생긴 근경성 베고니아. 베고니아는 종류가 너무 많은데다가 비슷비슷한 무늬를 가진 애들이 너무 많아서 이거다 하고 딱 잡아서 얘기하기가 어렵다. 마치 사과 껍질을 깎아서 펼쳐 놓은 듯 소용돌이치는 잎 모양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어떻게 이런 모양의 잎을 낼 수가 있을까?  

무슨 종인지는 도저히 모르겠고 잎에 무늬가 너무 예쁘게 나와서 찍어 보았다. 나중에 조인폴리아였나에서 비슷한 잎 모양새를 한 친구를 발견한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는 듯하다.

안스리움 후케리Anthurium Hookeri. 안스리움 하면 보통 잎자루가 길고 잎이 동그란 느낌을 상상하기 쉬운데, 이 녀석은 무슨 새 둥지 같기도 하고, 고사리 같기도 한 잎을 중앙에서부터 연달아 달고 있다. 그래서 별명이 '버즈 네스트Bird's nest'란다. 고사리 중에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녀석이 있어서 헷갈리기 쉬운데, 중간에 저 작대기처럼 달고 있는 것이 안스리움 특유의 꽃 모양이라 구분하기 쉽다.

몬스테라 두비아Monstera dubia. 우리 집에 있는 작디작은 녀석이 잎이 점점 커지면 이렇게 야성적인 이파리를 가진 대형 잎의 몬스테라로 탈바꿈하게 된다. 당면 과제로서는 지금 키우고 있는 녀석의 잎을 점점 키워서 종국에는 이렇게 큼지막한 몬스테라로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이다만, 얼마나 키워야 이렇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소위 '옐로우 몬스테라'라고 부르는, 몬스테라 델리시오사 옐로우 바리에가타Monstera deliciosa var. yellow. 실물을 처음 봤다. 노란색이라고 해도 그냥 살짝 빛바랜 상아색 같은 느낌이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더욱 '노란색'이다. 형광노란색에 가까운 무늬가 그려져 있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다. 하지만 예쁜가? 그것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안스리움 와로쿠에아눔Anthurium warocqueanum. 압도적이라는 말 한 마디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잎이 큰 안스리움은 처음 보다시피 했는데, 내 팔 전체 길이는 족히 되는 듯한 엄청난 크기의 길쭉하고 어두운 잎을 마주하면 어떤 당혹감마저 든다. 고대의 가면 같기도 하고, 우아한 장식품 같기도 하고. 값이 워낙에 비싸서 언감생심이지만, 어디 집 벽에 전시해 두면 딱 멋있을 듯한 느낌의 잎 모양새이다.

무늬 바나나. 무늬종 중에는 아무래도 무늬 바나나가 제일 좋다. 마치 수채화 물감으로 칠해 놓은 듯한 저 색감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무늬 바나나는 무늬를 많이 타지 않아도 예쁘다. 월간화원에 정말 굵은 무늬바나나가 하나 있는데, 한 달 간격으로 갈 때마다 점점 커지고 있다. 제일 최근에 갔을 때에는 거의 비닐하우스 천장을 뚫을 기세였다. 그렇게까지 크는 녀석을 집에 어떻게 둬. 우리 집에 있는 벨루티나 바나나조차도 천장은 채 뚫지 않았지만 공간 차지를 많이 해서 고민인데, 이런 녀석을 집에 들일 생각을 하는 분들은 집이 얼마나 큰 걸까... 값부터 준비해야 할 환경까지 정말 부자들이나 키울 수 있을 법한 관엽식물이다. 그러고 보니 무늬 바나나에서 난 바나나 열매에도 무늬가 그려져 있을까? 궁금하다.

월간화원에 가면 있는 필로덴드론 글로리오숨Philodendron gloriosum.  땅을 박박 기어다니면서 점차 잎을 키워 나가는 녀석이다. 잎맥이 무척 선명하고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달까. 집에 있는 녀석들이 많이 큰다면 이렇게 되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좋아해야 하는 거겠지...?

 

이건 더그린가든센터에서 찍은 알로카시아 대품이다. 아마도 아마조니카 대형종일 것 같기는 한데, 알로카시아 품종은 잘 몰라서 자신은 없다. 알로카시아 종류가 워낙 높은 습도를 필요로 하는데다 해충에 취약하다고 하여 나는 키울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지만, 이렇게 구경하는 것은 좋아한다. 알로카시아류나 콜로카시아류는 뭔가 그 밑에 작은 요정 같은 친구들이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수많은 마란타과 식물들이 쭉 늘어서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마치 서울식물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마란타류도 충해와 습도 관리가 중요하다고 해서 나는 아직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퓨전 화이트와 오나타는 참 예쁘더라고. 물론 여기 있는 다른 마란타류도 다 조금씩 다르고 모두 예쁘다. 

 

베고니아들 사이에서 유난히 이채를 발하고 있던 무늬 루즈 베고니아. 무늬 루즈 베고니아도 처음 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무늬가 정말 예쁘게 발현되어 있다. 하얀 바탕에 녹색 붓으로 물감을 튀겨 놓은 듯하다. 

 

그래서 결국에는 또 이렇게 식물들이 늘어났다. 벌레잡이제비꽃 하나, 덴드롱 한 촉, 스위트바질, 카틀레야 '카구야히메', 그리고 필로덴드론 미칸. 다 사고 싶다고 생각했던 식물들이라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다. 빨리 선반의 중복되는 식물들을 얼추 정리해야 할 텐데... 늘 귀찮음을 타느라 영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