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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은 거창하게/식물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키우는 식물 업데이트(2021.10.11)

by 집너구리 2021. 10. 11.

(예전에 적었던 글은 이쪽)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우당탕탕 초보 홈가드너의 우리 집 풀때기 소개하기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우리 집에는 항상 식물이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첫 집인 안산의 어느 주공아파트에 살던 시절부터, 베란다에는 늘상 화분이 놓여 있었고 물 주기는 "일하지

sankanisuiso.tistory.com

 

석 달 만에 다시 식물 소개하는 글을 쓴다.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식물에 진심이 되어 버린 통에, 어어 하는 사이에 벌써 또 화분이 몇 개 늘어나고 말았다. 먼저 지난 번 글에서 여지만 남기고 마무리했던 친구들과 기존 친구들의 근황부터 소개하고, 그 다음으로 넘어가 보기로 한다.

 

 

[근황]

변화가 있었던 친구들만 적어 두기로 한다.

 

길게 자라는 선인장 친구

너무 길게 웃자란 부분을 잘라서 마사토에 꺾꽂이했다.

다행히 잘 자라 주고 있다.

최근에 한 번 더 꺾꽂이를 위해 순을 쳤다.

 

호접란

저 사진을 찍고 이틀 뒤에 유명을 달리하셨다.

 

스킨답서스

분갈이를 했다. 후술한다.

 

수국

꽃은 이미 애저녁에 졌고, 이파리만 남아 있다.

잎 색이 칙칙해져서 슬슬 겨울을 나려고 준비 중인가, 아님 병인가 긴가민가한 상태.

 

레몬과 로즈마리

레몬은 큰 화분으로 옮겨서 잘 자라고 있고,

로즈마리는 천신만고 끝에 새싹이 몇 개 나서 양가에 각각 조금씩 나눠 드렸다. 이것도 후술한다.

 

다육식물 친구들

세 그루 중 가장 키가 큰 친구는 불귀의 객이 되었다.

 

◆◆◆◆◆

 

 

[새로 만난 친구들 / 근황이 긴 친구들]

 

(전) 막 심었을 무렵, (후) 지금

 

1. 파인애플

 

예전에 적은 글에서 '조금씩 무언가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한 친구들 중 하나.

필리핀산 파인애플을 사다가 맛있게 먹고 이파리를 물꽂이해 번식시켰다.

풀때기 집사들의 아이돌인 '프로개'님의 블로그를 참고했다.

이렇게 2-3년 키우면 파인애플을 내어 준다고 한다.

일단 심고 밖에 내다놨더니 알아서 잘 커 주고 있다.

이제 날씨가 슬슬 추워지고 있어서 지금은 다시 들여놓았다.

 

(전) 막 심었을 때의 모습, (후) 지금.

 

2. 아보카도

 

어디서 얻어 온 아보카도를 먹고 남은 씨를 발아시켰다. 

흔히들 하는 물꽂이 방식 대신, 프로개님 스타일을 조금 변형해서

살짝 밖으로 씨가 나오게 심었다.

일단 줄기가 나오기 시작하자 정말 무섭게 크고 있다.

 

 

 

3. 스킨답서스

 

원래 두 줄기로 시작했기 때문에 화분도 두 개를 쓰고 있었는데,

야채 키워먹어 보겠다고 산 저 망할 놈의 길쭉한 화분이

무슨 저주받은 것마냥 어떤 풀을 심어도 픽픽 다 죽어 나가기에

될 대로 되라는 심산으로 여기에 모두 합쳐 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미친 기세로 뻗어 가고 있다.

너희들 아니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거야....

 

재미있게도 무늬줄기와 일반 줄기는 완전히 같은 수반에서 뜯은 녀석들이다.

모체를 키우기 시작한 것이 내가 기억하는 한 20년은 넘었으니...

이 친구들도 그쯤 된 셈이다. 

역시 악마의 덩굴, 엄청난 생명력이다.

 

 

 

4. 망고나무

 

마트에서 사 온 망고 두 개를 먹고 화분에 심었는데,

한 녀석만 발아했다.

아니 사실 두 녀석 다 발아하긴 한 것 같은데

두 번째 녀석은 뿌리를 뻗다가 어느 시점에서 죽은 것 같다.

어차피 망고는 접붙이기 없이는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못 본다고 하니

관상수로 키울 심산으로 보고 있다.

벌써 잎이 예뻐서 보는 맛은 있다.

 

 

 

5. 나팔꽃

 

놀랍게도 공익 하던 2013년에 사 둔 종자를 여전히 써먹고 있다.

작년에 이사왔을 때쯤 심어서 1년 동안 키운 녀석들은 이미 죽었고,

그 녀석들로부터 받은 종자는 싹이 전혀 나지 않아

부득불 묵은 종자를 뿌렸더니 웬걸 싹이 훌륭히 났다.

나팔꽃은 여름의 식물이라지만 집 안에 두고 키우는 것도 퍽 기분이 좋다.

집 근처에서 다른 예쁜 색의 야생 나팔꽃 종자도 몇 립 받아 왔으니

다음에는 수분을 새로 시켜 볼까도 싶다.

 

 

6. 용과

 

이것도 프로개님 블로그를 참고하여 키우기 시작했다.

용과는 놀랍게도 발아율이 미친 듯이 높고, 따라서 진입장벽도 높지 않은 편이다.

실제로 심은 씨는 거의 다 싹을 틔웠고,

벌써 분갈이를 해서 싹들을 두 화분으로 나눠 뒀다.

얼마나 클지는 모르겠지만, 선인장을 처음부터 키워 보는 것은 처음이라

웃기게 올라오는 본줄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거니와

이게 과연 열매를 내주기는 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7. 집씨통 도토리 씨즌 2

 

집씨통 참여하기: 도토리나무 재배일지 01에서 적었던 그 프로젝트,

첫 프로젝트는 한 그루의 멀쩡한 참나무 묘목, 한 그루의 비실한 묘목,

그리고 끝까지 발아하지 않은 도톨친구 하나로 막을 내렸다.

이번에도 똑같이 아내가 도토리를 받아와서 새로 심었는데,

용과 분갈이를 하면서 남은 흙을 재활용했더니만ㅋㅋㅋㅋㅋ

나오라는 도토리는 안 나오고 예전에 발아하지 못했던 용과가

또 또 또 삐죽삐죽 싹을 내밀고 있어서 웃겨 죽겠다.

도토리는 싹을 내기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리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봐야지.

 

 

 

8. 로즈마리

 

마트만 가도 쉽게 씨앗을 구할 수 있는 것이 로즈마리인데,

프로개님은 로즈마리가 정말 키우기 어려운 식물이라고 말씀하셔서

정말인가? 하고 늘 궁금했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 사실이었고...

정성스럽게 키워도 갑자기 제 풀에 픽 죽어 버리거나

뿌린 지 두 달이 된 씨앗이 갑자기 뾱 하고 나오거나

하여튼 제멋대로기 짝이 없다.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일단 커 보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열심히 보조해 줘야지.

인터넷에서 언젠가 '2미터까지 키운 로즈마리' 포스팅을 보고

이게 이렇게 된다고???라고 생각했는데,

2미터는 언감생심이고 20센티라도 자라기나 할까...

 

 

 

9. 커피나무와 테이블야자

 

요전에 롱보트 스모커를 갔다가 근처 모던하우스를 들렀는데,

그 때 모종 두 주를 묶어서 5천 원에 팔길래 눈이 뒤집혀서 사 왔다.

커피나무는 세 그루가 한 번에 묶여 왔기 때문에

분갈이해서 각각 양가에 한 그루씩 나눠 드리고,

테이블야자도 더 큰 화분으로 분갈이해 줬다.

야자는 아직까지는 큰 말썽 없이 잘 있고,

커피나무는 실외기받침 쪽에 내놨더니

바람 부는 날 바람에 불려서 한번 죽을 뻔 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 주고 있어서 고맙다.

 

 

10. 네펜데스(벌레잡이통풀)와 새로 들여온 다육식물들

 

이 녀석들은 집 근처 화원에서 한번에 사들였다.

호랑이발톱은 다소 키우기 어려운 듯 자꾸만 이파리가 하나씩 죽는데

'운동자'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진짜 이름은 천손초인 저 녀석은

우리 아내의 최애 식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파리 끝에서 주아를 내고 이 녀석을 떨어뜨려 번식하는

매우 독특한 생태를 가진 녀석인데

덕분에 '무척 생명력이 강하다'는 이유로 사랑받고 있다.

호랑이발톱 옆에도, 제 발 밑에도,

심지어는 다른 다육식물 화분에도 셋방살이하고 있다.

네펜데스는 여름에 한창 벌레가 끓을 때 사온 것인데,

관리하기가 쉬운 듯하면서도 참 어렵다.

벌레가 많을 때는 벌레를 잡는지 어떤지 가늠할 수가 없었는데,

벌레가 없는 계절이 되자 벌레잡이통이 점점 삭아 버리는 것을 보니

정말 벌레를 잡아먹고 있었던 걸까? 싶기도 하고.

모를 노릇이다.

 

 

 

여기서... 더 늘 것만 같아 다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