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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회사 업무기기를 바꿨다. 맥 스튜디오로.

by 집너구리 2022. 9. 25.

바야흐로 사 년 전에

회사 업무기기로 사양을 가득 땡긴

맥 미니를 신청해서 써 오고 있었는데

 

맥 특유의

'오래 될수록 저장공간이 이상하게 차오르는'

단점에 더해서

점점 컴퓨터가 불안정해져

이제 새 컴퓨터를 신청할 때가 됐다 싶어

신청 시기만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맥 스튜디오 신청 공지가 떠서

옳다구나! 하고 신청에 성공.

 

6월경에 신청해 둔 것이

반도체 수급 이슈 때문에

9월 초에야 출고되어 집으로 도착.

재택근무이기 때문에 집으로 받아보았다. 

맥 미니보다 크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막상 받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

웬만한 6인용 밥솥 정도의 사이즈.

천으로 된 손잡이가 달려 있는데 왜인지는 모르겠다.

덜렁덜렁 들고 갈 수 있게 달아 놨나 싶고.

 

박스를 열어 보면

문간에 설명서가 담겨 있고

그 안쪽으로 컴퓨터가 담겨 있는 형태이다.

 

기본적인 설명서가 들어 있고

아니나다를까 사과 스티커도 하나 들어 있다.

회사에서 애플 관련 기기를 신청할 때마다

생긴 사과 스티커만 모아도

한 다스는 될 것 같다.

붙일 데가 없어서 그게 문제.

 

완충벽을 화살표대로 양 옆으로 열면

컴퓨터를 쉽게 밖으로 꺼낼 수 있다.

 

컴퓨터를 들어내면

이렇게 안쪽에 전원 코드가 말려 있다.

맥 미니에 비해 확실히 높이가 많이 높고,

쿨링팬 스페이스가 명확하게 보인다.

전원버튼이 왼쪽 구석에서 오른쪽 구석으로,

전원 단자가 왼쪽 구석에서 한가운데로 옮겨졌다.

나머지 후면 단자의 개수는 맥 미니와 똑같다.

전원을 연결해서 사용해 보면

컴퓨터가 은은한 바람을 내뿜는 것이 느껴진다.

전면 디자인도 전반적으로

맥 미니의 통짜스러운 깔끔한 느낌을

이어받았다는 느낌이다.

전면 USB-C(썬더볼트) 단자와 SDMC 단자가

더 생긴 것만 제외하면.

그래도 뒷면에만 단자 몰빵이었던 맥 미니보단

앞면에도 단자가 더 생긴 것이 마음에 든다.

안 쓰고 있지만...

 

이건 맥 미니 박스와 맥 스튜디오 박스 간의 비교...

가로 길이는 똑같은데

높이 차이가 엄청나다.

박스 높이로 치면 한 대여섯 배 정도 느낌.

기존에 쓰던 맥 미니를 위에다 얹고 비교해 봤다.

높이가 많이 높아서(맥 미니 대비 3-3.5배 정도)

본래 모니터 받침 밑에 

맥 미니를 두고 쓰던 것을 포기했다.

책상 오른쪽 아래에 선반을 따로 놓고

그 위에 맥 스튜디오를 얹은 뒤 선 세팅을 했다.

뒷면 단자 개수는 맥 미니와 맥 스튜디오가

완전히 동일하지만

썬더볼트 단자와 USB 단자를

세로로 세워서 배치한 덕에

보다 공간활용이 잘 됐다는 느낌이다.

 

이번에 신청해서 받은 맥 스튜디오 사양은

M1 Max 프로세서 / 램 64G / 1TB SSD.

기존에 쓰던 2018년형 mac mini에 비해

2배의 메모리에 4배의 저장공간으로 받았다.

당연히 성능 자체가 훨씬 나아졌다.

 

[빌드타임의 감소]

같은 사이즈의 빌드를 돌려 놓으면

(ipa 파일 사이즈 200-300MB)

맥 미니가 가장 쌩쌩했던 시절에 비해서도

약 절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보다 편안하게 디버깅이 가능하다.

 

[소음과 발열의 감소]

동일한 시간 동안 동일한 강도로 작업한다고 할 때

맥 미니에 비해 압도적으로 소음과 발열이 적다.

맥 미니의 경우 겨울에는 사실상 난방 기구였고

여름에는 날씨가 덥지 않은 날에도

에어컨을 켤 수밖에 없게 만들 정도로

발열이 매우 심했고,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며 작업하는데도

팬 소리가 이어폰 속으로 파고들 정도였는데

맥 스튜디오는 전혀 그런 것이 없다.

바로 다리 옆에다 두고 일하고 있는데

그냥 산들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만 든다.

소형화와 고성능을 동시에 잡으려다가

이도저도 안된 2018년형 맥 미니에 비해

전문가용 PC로서의 면모를

잘 살려냈다는 느낌이다.

 

[휴대성의 감소]

맥 미니의 장점 아닌 장점이라고 한다면

만에 하나 출근할 일이 생긴다 해도

굳이 회의용 노트북으로 전환할 필요 없이

본체와 키보드, 마우스를 그냥 가방에 넣고

출근해 버리면 그대로 쓸 수가 있었는데,

맥 스튜디오로 넘어오면서

그건 옛날 일이 되어 버린 듯하다.

사실 데스크톱에 휴대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기는 한데,

가끔씩 회사에 나갈 일이 있는

재택근무자로서는 의외의 장점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살짝 아쉽다.

다만 결정적인 정도는 아니다.

 

 

2주 간 사용해 본 결과

아직까지는 잘 만든 전문가용 PC라는

느낌이 명확하게 든다.

상당히 만족스러웁게 사용하는 중.

디자이너나 영상편집가, 개발자 직군이라면

한번쯤 고려해 볼 만한 기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