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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가장 잘 샀다고 생각하는 가전제품 베스트 4: 건조기, 음식물처리기, 로봇청소기, 닌텐도 스위치+링피트

by 집너구리 2021. 7. 4.

전면 재택근무를 하게 된 지도 어언 1년을 훌쩍 넘어 2년째에 접어든다. 아내는 출퇴근 생활을 유지하고 있고, 또 내가 집안일을 나름대로 즐기다 보니 우리 집 가사는 대부분 내가 도맡아서 하고 있다. 처음에는 전업주부인 내 어머니의 전례를 본받아 모든 집안일을 내 손으로 다 해치우려고 했는데, 내 회사일도 있는 상황에서 집안일까지 전부 매일매일 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아내의 조언에 따라서 몇 가지 일들은 기계의 손을 빌리게 되었는데, 이 친구들 덕에 일상이 너무 편안해진 고로 다른 분들도 참고하실 수 있도록 정리해 두기로 한다.

 

먼지도 걸러 주고 옷도 말려 주는 세탁물 건조기

 

서울 시내에 사는 신혼부부의 집이라는 게 보통 그렇지만 우리 집도 그리 넓은 편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빨래를 널 공간은 좁은데 널어야 할 빨래는 수없이 쌓이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요즘처럼 장마가 져서 도저히 볕 드는 날을 찾기가 어려운 때면 스트레스는 최고조에 달한다. 여기에 하나 더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것이 있다. 세탁이 끝나고 나서 빨래를 털 때 마주하게 되는 작은 먼지들이다. 섬유 조각들이 떨어지거나 사람 머리카락 등이 채 빠지지 않고 남아 있다가 눈에 띄는 거라는 사실은 당연히 알고 있지만 막상 보면 혈압이 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내 어머니는 이런 먼지를 도저히 용납하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매번 빨래를 돌리고 나면 모든 빨래를 한 번씩 손으로 헹군 다음 다시 탈수를 돌리곤 했다. 머리가 굵고 나선 내가 그 일을 주로 하게 됐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다가도 빨래에서 먼지가 풀풀 떨어지는 것을 보면 또 납득이 가기도 하는 일이 매번 반복됐다. 쪼그리고 앉아서 물에 빨래를 담갔다 뺐다를 몇수십 번씩 반복하면 누구나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다 보니 건조기는 결혼할 적부터 아내의 위시아이템 같은 것이어서, 정말 발 디딜 틈 없이 좁았던 첫 신혼집을 빠져나와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온 뒤부터 항상 건조기를 사자고 나를 종용해 왔다. 그래도 뭔가 쓸데없는 주부의 자존심 같은 것 때문에 계속 미루고 미루던 차에, 우연히도 집 근처 이마트에 갔다가 7리터짜리 일렉트로맨 소형 건조기를 15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할인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시류를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점심 시간에 잠깐 나가서 구매한 까닭에, 아내 입장에서는 퇴근했더니 집에 갑자기 건조기가 뿅 하고 생겨난 격이다.

 

이 건조기는 일단 작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세탁기 위에 대강 올려놔도 생각보다 자리가 남는다. 우리 집은 건조기 특성상 구김살이 생기기 쉬운 셔츠류는 돌리지 않고, 속옷과 양말, 그리고 수건 정도만을 돌린다. 온풍건조 후 뽀송뽀송하다 못해 바삭바삭하게 마른 수건을 꺼내 갤 때의 그 쾌감은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하리라. 또 수건 등에 얹어 있던 먼지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은 체모류도 필터 선에서 걸러지니 건조 후에 옷과 수건을 꺼내 보면 털어도 큰 먼지 덩어리가 떨어지는 일은 많지 않다. 야근이 잦아 빨래가 한동안 쌓였을 때나, 지금처럼 땀이 많이 나서 자연스레 빨래도 많이 쌓이는 여름이라면 건조기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한다. 수건류와 속옷류를 먼저 빨아 건조기로 건조시키고, 나머지 옷들도 마저 빨아서 건조대에 걸어 놓으면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빨래를 말릴 수가 있다. 집안에 빨래 널어 놓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세탁실에 빨래를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강점이다.

 

다만 용량이 작다 보니 대형 건조기들처럼 이불 빨래 같은 것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점과, 다이얼 식으로 돌아가는 저가형 건조기인 탓에 건조가 완료됐는지를 도무지 알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또 다른 건조기들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건조 과정에서 나오는 습기를 모조리 후면으로 뽑아내기 때문에 집안에 습기가 차기 쉽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물론 겨울에는 건조기를 돌려 놓으면 건조한 집에 습기가 어느 정도 공급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여름에는 건조기를 돌려 둔 세탁실에 잘못 들어갔다가 졸지에 습식 사우나에 들어간 꼴이 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다. 때문에 여름에는 환기용 창문은 활짝 열고 세탁실 입구 미닫이문은 꼭 닫아 둔 채 건조기를 돌려서 습기가 밖으로 잘 환기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까딱해서 집 안으로 저 습기가 다 들어오기라도 했다간... 상상하기도 싫다.

 

 

음식물 처리의 악몽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준 음식물 분해 처리기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관리비의 맛' 중 대표적인 사례야말로 음식물 처리의 용이함일 것이다. 물론 아파트마다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대부분 굳이 집에 쓰레기를 모아 둘 필요 없이 언제든지 내다 버릴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아닌 곳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보통 음식물 쓰레기 내놓는 날이 정해져 있기 마련인데,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리는 것이 정석인 데다 종량제 봉투도 다 돈을 내고 사는 것이다 보니 최대한 봉투를 꽉꽉 채워서 내보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거나, 또는 음식물 쓰레기가 좀처럼 안 모이는(?) 일도 다반사이고, 자연스레 이것들을 어떻게 배출일까지 별 문제 없이 보관할 것인가가 화두로 떠오르게 된다. 보통 떠올리기 쉬운 방법은 냉동실에 쓰레기를 냉동해 뒀다가 나중에 배출하는 것인데, 냄새도 덜 나고 부패도 늦어지기는 하지만 쓰레기에서 나온 세균이 증식해서 냉동실의 위생도를 내핵까지 끌고 들어갈 가능성이 무척 높다는 문제점 때문에 마냥 좋은 방법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물론 우리 집이라고 그 방법들을 모두 시험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고, 그러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항상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었다.

 

큰맘 먹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사기로 결심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서진 님이 광고 요새 열심히 하시는) 분쇄건조형 처리기와 생분해성 처리기의 두 가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는데, 이윽고 린클 생분해성 음식물처리기를 고르기로 했다. 두 타입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분쇄건조형 처리기의 경우 필터 교체 비용이 주기적으로 든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기 때문이다. 반면 린클 음식물처리기는 미생물을 배양해서 녀석들에게 먹이 주듯 음식물 쓰레기를 급여하면 미생물이 모두 분해하는 형태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전기 공급만 끊이지 않고 미생물의 생육환경 관리만 잘 해 주면 전기세 외의 기본비용은 전혀 들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소 주의해아 할 점이라면, 린클에 음식물 쓰레기를 투입할 때는 물기를 최대한 뺀 상태에서 넣어 주는 게 좋다는 점이다. 이 미생물들이 습기에는 다소 취약하다 보니, 평소에는 살짝 젖은 흙 정도의 비주얼을 유지하던 놈들도 다소 습기가 많은 쓰레기를 다량 집어넣으면(예: 수박 껍질 등) 며칠간은 제대로 분해를 시키지 못하고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당연한 얘기겠지만) 소화시키는 데 제법 오래 걸리니 미생물의 분해력을 꾸준히 유지시키고 싶다면 항상 유념할 것. 과일 씨앗의 경우, 체리 씨나 참외씨 같은 작은 녀석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복숭아씨 같은 것을 넣었다가는 교반기에 껴서 애로사항이 꽃필 수 있다. 물론 굵은 생선뼈나 동물뼈 같은 것도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아니 이것들은 애초에 일반 쓰레기 배출 대상이잖아.

 

이러한 사소한 점들만 잘 신경써 준다면, 린클이 가져다 주는 삶의 만족감은 제법 훌륭하다. 여름에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고통받을 일도 없고, 냉장고에 찝찝하게 음식물 쓰레기를 쟁여 놓을 일도 없거니와, 무엇보다도 여름에 벌레가 덜 꼬인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가끔씩 뚜껑을 열고 미생물 배양토를 한 번씩 휘저어 보면서 아까 넣은 음식물들이 얼마나 분해됐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나름대로의 재미(?)이다. 탄수화물 위주의 쓰레기를 버렸다면 아침에 버린 쓰레기가 점심 때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도 있고, 가장 분해하기 힘들어한다는 채소류도 한나절이면 이미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 있곤 한다. 물론 이렇게 오랫동안 쓰레기를 먹이다(?) 보면 어느 새 미생물 배지가 엄청난 양으로 불어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때는 그냥 잘 퍼다가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배출하면 그만이다. 말 그대로 흙으로 돌아간 형태의 음식물쓰레기 부산물도 그다지 불쾌한 냄새는 나지 않을 뿐더러, 뚜껑을 닫으면 전혀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에 부엌에 둬도 크게 문제가 없다. 제조사에서는 퇴비로 쓰는 방안도 추천하지만, 집에서 키우는 화분에 녀석들을 퇴비로 줬다간 온 집안이 파리밭이 될 수도 있으니 그건 포기하기로 하자. 게다가 사람이 먹는 음식을 분해한 것이다 보니 퇴비로 쓰기에는 염분이 너무 높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한국 베이스의 중소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의 A/S를 제공한다는 점도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린클을 받아서 쓰기 시작한 지 한 일 주일이나 됐을까, 본사에서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일부 부품에 결함이 있다는 점이 발견됐는데, 어느 제품에 해당 부품이 들어갔는지 확인할 수가 없으므로 전량 회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저희가 빈 박스를 보내 드릴 테니, 쓰시는 제품에서 미생물 배지만 제거한 채로 박스에 넣어서 착불로 배송해 주시면 점검을 진행한 후 문제가 있으면 신품을, 문제가 없으면 쓰시던 제품을 보내 드리겠다"는 안내를 해 왔다. 며칠 후 정말 박스가 왔길래 잘 포장해서 보냈더니, 며칠 후에 내부를 깔끔히 청소해서 마치 새것이나 다름없는 제품과 새 미생물 배양토까지 보내 주었다. 소비자가 낮은 품질에 불만을 제기해도 나몰라라 하는 회사들이 많은 마당에,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선제조치를 진행해 주는 국내 중소기업이라니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신뢰감이 매우 높아졌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청소 스트레스를 대폭 줄여 준 로봇청소기

 

나는 청소를 제법 좋아하는 편이지만, 매일 하는 청소는 도리어 소홀해질 때도 있다. 집도 좁다 보니 청소하고 걸레질하는 데 드는 시간은 얼마 들지 않는데, 그러다 보니 "아, 조금 있다가 해야 하는데..." 를 반복하다가 결국 그 날의 청소는 홀라당 까먹고 며칠씩 청소하지 못한 채 마음으로만 괴로워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기 일쑤였다. 폐가 좋지 않아 먼지에 민감한데도 그렇다. 여기에다가 아내의 긴 머리카락들까지 일조해서, 딱 이틀만 청소가 밀려도 집이 온통 난장판이 되는 일이 잦았다. 내가 스스로 신경을 좀 덜 쓰더라도 좀 알아서 청소가 되면 정말 좋을 텐데! 하는 생각으로부터 구매하게 된 것이 로보락 S5 Max 로봇청소기였다.

 

 

처음 제품을 구매한 뒤에는 스마트폰에 연동 앱을 설치하고 기기를 앱에 연결하게 된다. 그 뒤로 매핑을 진행하게 되는데, 집 안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집 구조를 파악하여 지도를 그려 앱에 전송해 준다. 나는 앱에서 집안 지도를 보고 각 방을 구획화하여 표시해 주고(각 방에 이름을 붙일 수도 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형태의 청소를 스케줄링하면 된다. 시간이 되면 제가 알아서 청소를 시작하고, 여기저기 뽈뽈거리고 잘도 돌아다니면서 먼지와 머리카락을 열심히 빨아들인다. 식탁 의자 밑에도 잘 들어가기 때문에 그 부분의 청소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좋고, 무엇보다도 정해진 시간에 언제나 청소를 해 주기 때문에 집이 항상 일정 수준으로 깨끗하게 유지된다는 점이 너무 좋다. 어느 방이 좀 과하게 더럽다 싶으면, 그 방만 선택해서 청소를 요청할 수도 있다. 

 

다만 생김새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각진 모서리 안쪽의 청소나 바퀴 달린 의자 주변의 청소에는 다소 쪽을 쓰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이런 구석진 부분은 결국 사람이 스스로 청소하거나, 매번 의자를 다른 데로 옮겼다가 청소가 끝나면 돌려놓는 수밖에 없다. 또한 물걸레 모듈을 결합하면 물청소도 할 수 있기는 한데, 기본적으로 어떤 압력이 가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물통 자체의 압력을 통해 물걸레 부분을 '끌고 지나간다'는 형태에 좀더 부합하기 때문에 물청소가 아주 깔끔하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얼룩이 지거나 뭔가 달라붙은 바닥을 닦고자 한다면 이 녀석의 물청소 기능은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녀석이 가진 극도의 편의성과 주기성을 생각하자면 로봇청소기를 들여놓음으로써 얻는 이익 자체가 압도적으로 높다. 아침에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내려서 마시면서 로봇청소기가 뽈뽈거리고 돌아다니며 청소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마치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머슴들을 부리는 양반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집에서 건강을 유지하시려면 닌텐도 링피트 어드벤처

 

코로나가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지만, 그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운동 수업을 듣기가 극도로 불안해졌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나는 운동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건강을 위해서 필요최소한의 운동은 해야 한다는 주의인데, 그로 인해 한동안 필라테스 수업을 열심히 다녔지만 지금은 사실상 끊긴 상태이다. 이래서는 성격상 곧 죽어도 집에 가만히 앉아만 있다가 그나마 생겼던 근육도 다 잃고 사실상 철심 박은 문어나 다름없는 꼴이 될 것 같아서, 살기 위해 구매한 것이 닌텐도 스위치와 링피트 어드벤처이다.

 

 

혹자는 링피트는 핑계이고 그저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을 하기 위해서 산 것이 아니냐고 짓궂은 질문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기해도 좋다.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한 것이 작년 늦가을이었는데, 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집 닌텐도 스위치에 깔려 있는 게임이라고는 링피트 어드벤처와 피트니스복싱 2밖에 없다. 물론 게임을 하고 싶은 생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콘솔 게임에 영 익숙하지 않은 데다가 나와 아내에게는 키워야 할 아이돌이 각각 52명씩이나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스위치에 다른 게임이 깔릴 날은 요원하다.

 

링피트 어드벤처는 많은 분들도 주지하시다시피 운동을 통해서 미션을 수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어드벤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운동의 종류와 난이도도 다양할 뿐더러 센서를 통해 수집하는 정보를 통해 올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꾸준히 유저에게 알려준다는 점이 무척 만족스럽다. 물론 나나 아내는 초보자이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도 집 안에서 별다른 준비물 없이 꾸준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깨야 할 미션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스테이지도 생각보다 수가 많아서 거의 1-2일에 한 번씩 플레이하는데도 아직 끝을 보지 못했을 정도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스위치나 운동용 링 컨트롤러 자체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리모콘 연결부의 내구도가 다소 떨어지는 듯하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1년도 채 쓰지 않았는데 센서가 자꾸 오작동해서 화면 속 몹들에게 치명타를 입히지 못할 때의 그 분노감이란. 마치 헬스장에서 나는 힘들어서 죽을 것 같은데 PT 선생님이 자꾸 "한 개만 더!"를 외칠 때의 그런 단전으로부터 우러나는 깊은 빡침(?)과 맞닿아 있다. 그렇다고 링을 뭐 A/S해 줄것도 아니면서 뭐 이렇게 만들어 놨는지, 요사이 링피트를 플레이할 때마다 점점 짜증만 늘어 가는 것은 단순히 운동이 힘들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번외. 앞으로 더 사고 싶은 가전들

 

집이 좁아서 들여놓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몇 있다. 대표적으로 식기세척기이다. 조금만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면 꼭 빌트인 식기세척기를 하나 사고 말겠다고 아내가 벼르고 있다. 나는 설거지를 퍽 즐기는 편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결혼하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매 끼 설거지를 하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고, 그러다 보면 의도치 않게 설거지가 잔뜩 쌓이는 불상사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곧 새로 살 것으로는 새 오븐이 있다. 슬슬 오븐으로 빵과 과자 외에 다른 요리(예: 고기나 생선 요리들)도 시도해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아내도 이제 오븐 열선에 닿아서 까맣게 탄 빵은 그만 먹고 싶다며 새 오븐을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오븐들을 보면서 새로 어떤 것을 살지 고민하는 것도 나름대로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