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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20911 싱가포르

04. 싱가포르 식물원(02) - 국립난원(내셔널 오키드 가든)(2일차-03)

by 집너구리 2022. 10. 23.

 

 

사실 싱가포르가 무슨 식물로 가장 유명하냐면 바로 난초이다. 국화가 난초일 정도니까 말 다 했다(정확히는 Papilionanthe 속의 'Miss Joaquim'이라는 하이브리드 품종이다). 그 이름값을 하듯 이 넓디넓은 싱가포르 식물원 안에서도 유독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 한 군데 있다. 바로 '싱가포르 국립난원(National Orchid Garden Singapore)'이다. 웬만한 국내 여행책자나 여행정보 블로그 등에서는 '내셔널 오키드 가든'이라는 식으로 영어명을 그대로 읽기도 하는 모양이다. 

 

입장 시에는 내국인과 외국인의 가격이 다른데, 외국인 입장권 가격이 내국인 입장권 가격의 거의 배 이상이다. 그나마 값을 좀 절약해서 들어가려면 한국에서 미리 바우처를 사서 들어가는 것이 좋다. 만약 나처럼 식물이 너무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나중에 서술할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입장권과 묶어서 살 수 있는 패키지도 잘 찾아보면 있으니 그런 것을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실제로 나도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일부 온실 입장권과 국립난원 입장권의 묶음 패키지를 구매해서 들어간 바 있다. 보통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플로럴 판타지'와 묶이곤 한다.

 

* 여기에서는 사진에 캡션 위주로 작성하되, 간간이 글도 첨부하고자 한다.

국립난원 간판 아래부터 엄청난 기세로 꽃을 피우고 있는 난초들이 심겨 있다. 되게 날씬한 느낌의 호접란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파필리오난테Papilionanthe 속의 난초들이 이렇게 생겼단다. 난초라는 이름 아래 속 단위만 해도 퍽 종류가 많다는데 이건 또 처음 들어 보는 속명이다. 황금으로 만든 난꽃 장식을 지나서 안으로 들어간다.

한두 푼도 아닌 돈을 내고 구경하는 곳이다 보니 구성이 되게 충실한 편이다. 온실도 크게 있는 것 같은데 뭔가 이름이 이상하다. '쿨 하우스'라니? 이것이 열대의 기상이란 것인가? 

지도 바로 옆에는 이렇게 벌써 사람을 압도하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져 있다. 각종 관엽 식물들과 함께 이런저런 난초가 많이 심겨져 있다.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앞에서 이야기했던 파필리오난테속의 주황색 꽃을 피우는 난초들이고, 온시디움 류도 많이 있다.

왜 여기 있는지 알 수 없는 중남미풍의 조각상도 하나 지나간다. 마야스럽기도 하고 톨텍스럽기도 하고...

Papilionanda sp.

속명 표기를 보면 '파필리오난테(Papilionanthe)'라는 이름이 붙은 녀석들도 있는가 하면, 이 친구처럼 '파필리오난다(Papilionanda)'라는 이름이 붙은 친구들도 있다. '파필리오난다'는 파필리오난테속의 원종 난초와 '반다(Vanda)' 속의 원종 난초의 하이브리드에게 대강 두 속의 이름을 파이널 퓨전시켜서 붙이는 이름이라고 한다. 'Papilionanthe'라는 이름을 풀어 보면 'Papilion(나비)'와 'Anthe(꽃)'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데 과연 꽃이 마치 나비처럼 생겼다.

요렇게 진짜 파필리오난테속의 난초들도 있고, 우리가 흔히 '석곡'이라고 부르는 '덴드로비움(Dendrobium)'도 있다. 특히 여기에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엄청나게 거대한 꽃대를 달고 있는 화려한 덴드로비움들이 볼거리다.

Dendrobium 'Enobi Purple'
Arachnia Maggie Oei 'Yellow Ribbon'
Hoya Callistophylla

물론 난초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다른 관엽식물들도 중간중간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거북무늬 같기도 하고 그물무늬 같기도 한 무늬를 가진, 호야 칼리스토필라. 보르네오 원산이다.

Phalaenopsis sp.
Dendrobium sp.

여기저기 온통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다양한 난초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고 카메라에 담으면서 걸어가다 보니, 영국 식민건축의 느낌이 물씬 나는 거대한 홀이 하나 등장한다. 싱가포르 식물원에 2대에 걸쳐 재직했던 버킬 부자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버킬 홀(Burkill Hall)'이다. 잠시 발코니 아래 문설주 앞에 서서 정원을 바라본다. 백색의 두 기둥 사이로 엿보이는 푸른 하늘과 파릇파릇한 식물들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인 느낌을 준다.

 

이 '버킬 홀'의 1층은 다름아닌 싱가포르 국립난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난초 품종개량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전시하는 곳이다. 난초 종류는 종간 잡종이 많이 발생하는 식물로, 두 개 이상의 종을 몇 대에 걸쳐 인공수정시켜 각각의 형질을 모두 가진 새로운 형태의 난초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국화인 '반다 미스 조아킴(Vanda Miss Joaquim)' 또한 두 가지의 서로 다른 난초 종 사이에서 만들어진 싱가포르 최초의 교잡종 식물이라고 한다. 통칭은 '반다'로 시작하지만 나중에 두 종류의 부모 난초 모두가 반다속이 아닌 파필리오난테속인 것이 밝혀지는 바람에 학명만큼은 'Papilionanthe Miss Joaquim'으로 바뀌었다나 뭐라나. 아무튼 난초 번식과 교잡종 생성에는 그 어디보다도 진심이고 기술력도 뛰어나다는 사실을 상당히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전시물들이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읽어 본다. 흥미로워.

 

이렇게 신품종 난초를 만들어내는 데에 워낙 진심이다 보니, 싱가포르 식물원의 가장 큰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가 이곳에 방문하는 세계 각국의 요인들의 이름을 새로 만들어진 난초 품종에 달아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미 1970년대에도 국왕이었던 영국 엘리자베스 2세의 이름을 딴 덴드로비움 '엘리자베스', 황태자 시절의 일본 상황 아키히토의 이름을 딴 레난탄다 '아키히토' 같은 식이다. 전시물에 당당하게 올라 있는, 한국인 이름을 딴 난초 신품종으로는 2018년도에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이름을 딴 파필리오난다 '문재인과 김정숙' 품종이 소개되고 있다. 꽃 사진을 보니 이미지가 어느 정도 상상이 되기는 한다. 어딘지 모르게 무궁화꽃을 닮은 '문재인과 김정숙', 우아한 드레스 모양을 한 '엘리자베스', 일장기의 붉은색을 연상시키는 '아키히토'... 버킬 홀 후원으로 나가자마자 바로 눈앞에 '문재인과 김정숙' 품종이 심겨져 있는데, 정치적인 견해를 떠나서 한국 대통령 이름을 딴 난초를 마주했음에도 때가 맞지 않아 꽃을 볼 수 없었던 것은 다소 아쉬웠다.

Papilionanda 'Moon Jae-in and Kim Jung-sook'

물론 앞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난초 품종들도 많이 있다. 이를테면 이런 품종들이다.

Dendrobium 'Joe and Jill Biden'.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의 이름을 땄다.
Dendrobium Memoria Princess Diana. 다이아나 비가 입었던 결혼식 드레스를 떠올리게 하는 청초하고 화사한 흰빛 꽃이다.
Aranda 'Lee Kuan Yew'. 아니나달라 싱가포르 초대 총리인 리콴유의 이름을 딴 친구도 있다.
Papilionanda 'Ban Ki-moon and Yoo Soon-taek'.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의 이름을 딴 난초도 있다.
Papilionanthe 'Vanda Miss Joaquim'. 싱가포르의 국화인데, 때를 못 맞춘 탓인지 꽃은 고사하고 잎도 거의 말라 있었다.

'VIP 가든'을 지나면 다시 울창한 숲길이 펼쳐진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더 자연적인 환경과 비슷한 곳에서 다양한 착생란들을 구경할 수 있다. 물론 착생란뿐만 아니라 관엽식물도 다양하게 식재되어 있다.

Phalaenopsis sp.

착생란들은 기본적으로 나무에 붙어 있기는 한데, 대부분의 경우 나무에 아무것도 없이 붙어 있기보다는 수태를 이용해서 고정되어 있다. 이건 한국에서 난 치는 이들이 난을 키우는 방법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다만 인제 스케일이 어마어마하게 큰 야외 난원이라는 것이 차이점이랄까. 

이렇게 집채만한 고사리라도 이파리 펼쳐지는 모습을 보면 고사리는 고사리다. 맛있겠다(?).
이렇게 이름표조차도 없이 부작되어 자라는 귀여운 단엽란도 있고.
Chiloschitsta sp.

그 중 가장 괴이쩍은 것은 이 난초였다. 이걸 풀이라고 해도 되는 건지 다소 혼란스럽기는 한데, 이파리라는 것이 없고 착생뿌리와 아주 짧은 줄기, 그리고 화기에 올라오는 꽃대 정도만이 이 난초의 전부이다. 한국에서는 '거미란'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기도 하는데 정말로 거미 같은 꼴이다. 정말 '거미'라는 이름이 붙은 난초는 따로 있기는 하지만('아라크니아(Arachnia)'속).

국화같이 생기긴 했는데 다소 긴가민가한 예쁜 꽃도 있고.
Vanilla griffithii. 바닐라는 이렇게 덩굴성으로 자라나는 난초입니다.

 

복슬복슬

숲 사이로 난 콘크리트 오솔길(말이 조금 이상하지만 여하튼 그러하다)을 따라가다 보면 이렇게 캐노피가 있는 집중 전시공간을 마주하기도 한다. 여기는 '위엔 펭 맥니스 브로멜리아드 콜렉션(Yuen Peng McNeice Bromeliad Collection). 누군가의 이름을 딴 것 같은 이 공간은 이름대로 브로멜리아드, 즉 파인애플과의 식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중남미 고산 지대에서 잎 한가운데 수분을 모아 흡수하는 브로멜리아드류를 비롯해 이런저런 파인애플 근연종들, 그리고 중남미 정글의 가장 아래쪽에 사는 식물들인 필로덴드론과 몬스테라 등의 관엽식물들도 있다. 이 캐노피는 어쩌면 싱가포르의 뜨거운 햇볕으로부터 잎이 타기 쉬운 관엽식물들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Philodendron billietiae.
Oncidium Sharry Baby 'Sweet Fragrance'. 우리 집에도 한 포트 키우고 있다. 초콜릿 비슷한 향기가 무척 매력적이다.
Aechmea sp.
Monstera epipremnoides 'Esqueleto'. 갈비뼈처럼 생긴 잎 때문에 스페인어로 '해골'을 뜻하는 '에스쿠엘레토'라는 별명이 붙었다.
(좌) 다양한 틸란드시아(Tilandsia) 종류들, (우) 무늬 파인애플(Ananas comosus). 틸란드시아는 크게 보아 파인애플과의 한 속이다. 

이곳 국립난원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식물원의 많은 콘크리트 길바닥에는 이렇게 다양한 식물들의 잎을 탁본해서 만든 것 같은 무늬가 새겨져 있다. 어떤 잎인지를 맞춰 보면서 지나가는 것도 흥미롭다. 마치 화석 지대를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Cattleya sp. 화려한 느낌의 향기로운 꽃이 핀다.

캐노피 하우스를 한 번 더 지난다. '탄훈샹 미스트 하우스(Tan Hoon Siang Mist House)'이다. 여기는 보다 습윤한 지대에서 잘 자라는 착생란들과 베고니아 등의 관엽식물이 전시되어 있다. 여기서부터는 핸드폰 배터리가 영 말씀이 아닌 상태가 되어 버린 탓에, 그 동안 집에 쟁여 놓고 쓰지 못했던 고프로를 마침내 꺼내들었다. 화각이 광각으로 잡힌 것은 그 때문이다. 

탄훈샹 미스트 하우스를 나오면 머지않아 계속 궁금했던 바로 그곳이 나온다. '셈코 쿨하우스(The Sembcorp Cool House)'. 생긴 건 누가 봐도 온실같이 생겼는데 '쿨 하우스'라니? 정말 시원할까? 마침 날씨가 너무 뜨거워서 양산만으로는 버티기 다소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있던 참이다. 한번 들어가 보기로 한다.

 

근데 웬걸, 정말 시원하다! 에어컨을 틀어 놓았는지 이중문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냉기가 확 끼치는 것이 느껴졌다. 춥지는 않고, 딱 기분 좋을 정도의 시원함이랄까, 선선한 느낌이 몸을 휘감는다. 살 것 같다. 여기를 천천히 구경하면서 땀을 좀 식히고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계절 변화가 확실한 나라에서 온실만 구경하면서 살다가 이렇게 늘여름의 도시에 와서 생각지도 못했던 양실涼室을 만날 줄이야.

기분 탓인지 여기 난초들이 조금 더 즐거워 보이는 것도 같다. 다양한 종류의 난초가 인공석에 붙어 자라고 있고, 여기저기에서 가습 분무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다글다글 귀여운 이끼들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기도 한다.

개량종 호접란들. 도쿄 메이지신궁에서 한번 이런 호접란들을 잔뜩 전시해 놓은 행사를 구경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 봤던 것들처럼 꽃 하나하나가 손바닥만한 녀석들이 여러 대 꽃대를 가지런히 내리고 풍성하게 피어 있다. 나는 조금 더 아기자기한 꽃이 취향히기는 한데, 이렇게 보니 확실히 가지런하고 압도적인 느낌이 들기는 한다. 많은 사람들의 사진 촬영 포인트이기도 하다. 화교계 싱가포르인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이 앞에 한참 서서 연신 독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Dendrobium sp.

동남아시아 국가의 식물원이면 베고니아를 빼놓을 수 없다더니 그 말이 정말인가 보다. 어딜 가든 베고니아가 있다. 베고니아 자체가 동남아에서 많이 자라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습한 정글의 밑바닥에서 자라는 녀석들이니 이런 곳은 아마 베고니아들에게는 천국이리라. 한참을 구경하다가 아쉬운 마음으로 바깥에 나온다.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훅 끼치는 열기. 잠시나마 무릉도원에 온 기분을 느끼기는 했지만, 이제는 난원에서 나가야 할 시간이다. 

분수도 지나고.

Oncidium Twinkle.

온시디움 '환타지아'로 한국에서는 팔리고 있는, 온시디움 '트윙클' 품종으로 장식된 터널도 지나서.

빛나는 푸른 하늘과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야자수 아래를 걸어나가면 국립난원에서의 구경은 마무리된다. 알찬 구경이었다.

아니나다를까 이런 구경의 마지막은 항상 기념품 가게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쉽게 키울 수 있는 식물들이나 허브 키트를 판매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의 식물원을 가더라도 비슷비슷한 모양이다. 심지어는 피토니아나 스킨답서스 화분에 붙은 안내 문구에 '공기정화식물'이라고 쓰여 있는 것까지 한국과 판박이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만 구할 수 있는 기념품이 그 위에 전시되어 있다. 작은 병 안에 들어 있는 난초 유묘인데, 정말로 살아 있는 애기 난초이다. 싱가포르 식물원의 기술력을 마치 자랑하기라도 하듯이 포장되어 있는 이 녀석들은 조금 더 병 안에서 키운 뒤 실제로 밖에 내놓고 키울 수 있는 난초들인데, 한국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난초인 호접란을 비롯해서 온시디움, 카틀레야, 덴드로비움, 심지어는 싱가포르의 국화인 반다 미스 조아킴도 요렇게 포장해 두었다. 싱가포르에 오자마자 엄청난 식쇼핑 뽐뿌가 몰아친 셈인데, 한국에 요 녀석들을 들여오려면 골치아픈 검역 절차를 하나하나 진행해야 할 것 같아 조기에 관두기로 했다. 나중에 싱가포르에 한 번 더 올 일이 생기면 그 때는 검역 절차를 잘 공부해서 와야겠다.

아홉 시 조금 넘어서 여기 온 것 같은데, 난원까지 구경하고 나오니 벌써 열한 시 반이다. 슬슬 배가 고플 타이밍이다. 여기에서 남쪽 입구까지 걸어간 뒤, 대중교통을 타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로 한다. 

나가는 길에는 이렇게 곳곳에 연못과 인공 폭포가 조성되어 있다. 수생 식물이나 물가 근처에 사는 것을 좋아하는 식물들에게는 최적의 조건이다. 심지어는 '수달 출몰 시 조심해야 할 것들'을 다룬 안내판도 여기저기 서 있다. 한국의 수달과는 다소 다른 종류일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수달도 사는 모양이다. 흥미로워.

마지막으로 마주하는 것은 거대한 백조연못이다. 연못이라기보다는 사실 호수라고 부르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널찍한 호수 둘레를 조깅하는 서양인들을 몇몇 볼 수 있었다. 썬크림들은 다들 잘 바르고 뛰는 거겠지?

이렇게 해서 싱가포르 국립식물원 구경은 끝났다. 사실 사진을 훨씬 더 많이 찍었고 올리고 싶은 것들도 많았는데, 그걸 하나하나 다 올렸다가는 이것을 읽는 분들의 데이터 사정에 다대한 영향을 미칠 것 같아 다소 자제하기로 한 결과가 이것이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방문을 후회하지 않을 곳이니 꼭 한번 가 보기를 추천한다.

 

여기에서 이제 대중교통을 타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로 한다. 버스를 어디서 탈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안내데스크에 가서 여쭤봤는데, 직원분이 정말 친절하게 식물원의 구조와 대중교통 타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가이드 책자까지 끼워 주셨다. 생각지도 못하게 마주한 친절함에 작은 감동을 느끼며, 잠시 쉬면서 물을 한 입씩 마신 뒤 버스를 타러 가기로 한다. 여기에서 버스를 타고 가장 가까운 전철역으로 간 뒤, 거기에서 전철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