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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여기저기 답사기

[답사] 여의도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by 집너구리 2021. 8. 28.

양재화훼시장을 다녀온 다음 날, 같은 일정으로 여의도를 또 찾았다. 이번에는 아내의 일정이 다소 일찍 끝날 예정이어서, 다른 지역까지 다녀오기에는 다소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다. 그렇게 된 이상, 벼르고 벼르던 일을 한 번 해 보기로 했다. 무엇인고 하니...

 

[취미생활은 거창하게] 양재꽃시장에 다녀와 보았다

토요일. 아내가 여의도에 일이 있어서 이른 아침 차를 빌려 데려다 주고 나니, 아내의 일정이 끝나기까지 상당히 긴 시간이 남았다. 무엇을 하지, 하고 고민하면서 대강 모바일 게임의 쌓여 있는

sankanisuiso.tistory.com

바로 여의도 한 바퀴 돌기이다.

일주도로를 따라 걷는다고 했을 때, 아무리 많아도 10km보다는 적게 나올 듯했다. 평소에도 시간만 나면 10km씩 운동을 다니곤 하니, 이 정도면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침 날씨도 그렇게 덥지 않고, 주위는 온통 우거진 나무투성이일 테니 나름대로 걸을 만할 듯했다.

 

출발은 여의도중학교 앞에서 했다.

오른쪽으로 돌까 왼쪽으로 돌까 하다가

왼쪽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 여의나루역이다.

역 앞을 뒤덮고 있는 나무는

전부 벚나무다.

 

 

마포대교 남단을 지난다.

여러모로 유명한 다리다.

여기에서 다리를 건너가면 공덕동 쪽으로 이어진다.

 

마포대교 남단에서 여의도공원 쪽으로

길을 건넌 다음에 바로 뒤를 돌아보면

LG트윈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어렸을 때는 쌍둥이 빌딩 하면 여기였다.

63빌딩이 한참 인기를 끌던 시절에도

'쌍둥이 빌딩'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린이들을 끌고 이곳을 방문하는 경우도

제법 있었다.

 

배경으로 보이는 IFC몰과 함께,

여의도공원 북단으로 진입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온통 아스팔트투성이인 여의도광장이었다.

사촌들과 함께 여기 자주 놀러와서

김밥도 먹고, 자전거도 빌려 타고 했던

기억이 있다.

무한도전을 한참 보던 시절에는

이곳에서 찍었던 다양한 특집들을 보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온 사방 천지에 매미 소리가 가득하다.

무척 오래 된 나무들로 빽빽이 차 있는 것 같지만

놀랍게도 조성된 지 채 30년이 되지 않은 공원이다.

 

여의도공원을 지나 서강대교 방향으로 가다 보면

무식하게 큰 적벽돌 건물 하나가 나타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본당이다.

지금은 모르겠는데, 한때는 동양 최대의 개신교 예배당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다.

 

순복음교회 앞에서 길을 건너면

서강대교 남단이 나온다.

여의도와 밤섬을 거쳐서 광흥창으로 연결되는 다리다.

광흥창에서 일하던 시절이나 아내가 이쪽에 일이 있을 때

심심파적으로 따라오거나 하면

자주 건너서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서강대교 남단 사거리를 지나

일주도로를 따라 쭉 이어서 걷다 보면

바로 국회부지 옆을 돌아 지나가게 된다.

이쪽은 차도 사람도 거의 지나다니지 않는데,

봄에는 여의도에서 가장 사람이 많은 곳이 된다.

여의도 벚꽃축제를 할 때

가장 많이들 찾는 곳이 여기기 때문이다.

 

국회 뒤쪽을 지나가는데 차가 하도 없어서 그런지

운전연습을 하는 젊은 부부까지 있었다.

 

이쪽은 여의도 개발을 하던 시절에 막 심긴 나무들이라

딱 보기에도 오래 되어 보이는 나무들이 많다.

가지가 아래쪽으로 많이 처져 있는 경우에는

머리 조심하라고 경고용 테이프를 감아 뒀다.

국회 뒤쪽을 돌아가다 보니

웬 온실이 있다.

국회에 식물원도 다 있네.

 

국회 의원회관 모퉁이를 지나면

국회대로를 통해서 여의2교로 연결되는 사거리가 나온다.

맞은편에 보이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낡은 아파트 같은 건물군은

KBS 방송문화센터와 방송기술연구원이다.

방송문화센터를 지나면 KBS 공개홀이 나오고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여기에서 조금 더 걸어들어가면

KBS 본관 건물군이 나온다.

그다지 높지 않은 것치고는

정말 어지간히 큰 건물이다.

KBS 앞으로 나온다.

사진에 채 다 담기지 않을 만큼 정말 크다.

1박2일을 열심히 보던 시절에는

텔레비전에 뻔질나게 나오던 곳이다.

 

다시 여의도공원을 만난다.

여의도공원을 지나오면 여의대로로 나온다.

여의도에서 가장 큰 다리다.

여기에서 샛강을 건너 서울교를 타고 나가면

신길역으로 연결된다.

근데 왜 저 너머에 토요코인이 보이냐.

 

여의대로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면

이제 완연히 반 바퀴를 돈 것이다.

광장아파트 남쪽에 작게 끼어 있는 새마을 공원아 나타난다.

무려 '유공자연보호회'라고 적혀 있는

옛날옛적 갬성의 '자연보호' 팻말이 서 있다.

IMF 때쯤 해서 SK로 바뀐 것 같은데,

도대체 언제 세워진 팻말인 걸까.

 

도로변에는 재미있게도 과실수가 많다.

흔히들 찾아볼 수 있는 대추나무는 물론이고,

덜 익은 대봉시가 달려 있는 감나무도 있다.

 

표지판에 드디어 63빌딩이 나타났다.

샛강역으로 접근한다.

 

트 전 대통령의 여의도 알박기.

 

샛강역 앞으로 나온다.

이곳에서 가장 잘 보이는 건물들은 KBS 별관과 트럼프월드 타워다.

여의2교를 타고 건너가면 대방역으로 나온다.

아스라하게 국회가 보인다.

국회 주제에 아련한 척 하고 있기는.

트 전 대통령의 알박기 단지에 태극기가 휘날린다.

조금 더 걸어갔더니 갑자기 분위기 원불교.

여의동 주민센터 앞으로 나온다.

여의도 남동쪽 끝 꼭지점을 돌기 직전 마지막 교차로다.

날이 좋아서 남산타워까지 보이고, 

가까이로는 63빌딩과 여의도성모병원이 보인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앞을 지난다.

병원 경내에 있는 큰 성모상 맞은편에

아이를 안은 여인상이 성모상을 바라보고 서 있다.

꼭지점을 돌 때쯤 해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엄청나게 넓고 큰 건물 하나가 보인다.

노량진 수산시장이다.

오른쪽에 서 있는 고풍스러운 고층 건물은

유한양행 사옥이다.

 

신서유기 시즌마다 초반에 나오는 그곳.

 

드디어 꼭지점을 돌아 63빌딩 앞으로 나온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한국 최고층 건물이었다.

지금이야 여기보다 높은 건물들이 수두룩하지만.

63빌딩 앞에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단지가 있다.

15년쯤 전에 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낡진 않았는데

새삼스레 와서 보니 거의 쓰러지지 않을까 싶게 생겼다.

15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아니 거의 다 왔다고 정신없이 걷다가

그대로 원효대교 타고 한강 건널 뻔.

간신히 정신줄 잡고 한강공원 쪽으로 내려옴.

원효대교 아래를 지난다.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 있었음

다시 계단 타고 길가로 올라간다.

그래도 다시 여의도중학교 앞으로 돌아왔다.

아침에는 우중충했는데, 슬슬 하늘이 개기 시작했다.

이렇게 한 바퀴를 뱅 돌았다.

신호에 하도 많이 걸려서 속도는 그다지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2시간 안에 여유롭게 잘 들어왔다.

이렇게 서울로 이사와서 가지고 있었던

여러 숙원사업 중 하나를 끝마쳤다.

 

다음에는 어디를 갈까?